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독교체 칼바람이 분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구단들이 감독 재신임 혹은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약이 만료된 감독들은 두 말할 것도 없고, 계약이 남은 일부 감독들도 모기업으로부터 재신임 여부를 검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구단들 중 계약이 만료된 감독 3명(SK-김용희, 삼성-류중일, kt-조범현)은 모두 교체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kt는 김진욱 감독, 삼성은 김한수 감독을 선임, 2017시즌 대비에 들어갔다. SK는 새 감독 선임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모양새다.
야구관계자들 사이에선 SK, 삼성, kt 외에도 감독을 교체하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 들린다. 포스트시즌이 끝나도 이동이 진행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포스트시즌 결과에 따라 감독들의 거취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 10월 중순~11월 마무리훈련 일정을 감안하면 코칭스태프 정비는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올 가을에는 감독과 코치의 대이동 가능성도 있다.
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인 건 놀랍지 않다. 구단들의 궁극적 목표는 1년에 단 한 구단만 달성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구단으로선 이 결과물을 이뤄내지 못하거나, 결과물에 도달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감독은 언제든 경질할 수 있다. 지난해 잠잠했을 뿐, 거의 매년 가을 이 작업은 이어졌다. 감독들조차 자신의 계약기간은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중요한 건 감독을 바꾼 구단들의 방향설정이다. 현대조직에서 '나를 따르라' 식의 1인 리더십은 통용되지 않는다. 감독 혼자서 팀을 리빌딩하고, 우승시킬 수 없다. 코칭스태프, 구단 실무진이 동일한 목표의식 속에서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 즉, 구단 수뇌부가 감독을 교체하면서 새 감독의 야구철학을 공유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새 감독이 야구철학을 현실화하기 위해 구단이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일전에 한 야구관계자는 "감독 한 명 바꾼다고 해서 그 팀이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김진욱 감독은 두산 시절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내고도 옷을 벗었다. 단기전에 필요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해설위원 경력을 통해 현장을 간접경험, 감독 복귀를 준비해왔다. 무엇보다 덕장으로서 선수들을 감싸는 포용력이 좋다는 평가다. 이젠 kt 구단이 능력을 검증 받을 차례다. 김 감독이 원하는 야구를 구현하는 데 얼마나 힘을 보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은퇴 후 곧바로 코치를 역임, 전임 류중일 감독과 유사한 길을 걸어왔다. 김 감독은 김진욱 감독과는 달리 사령탑 1년차다. 구단의 소통과 지원이 kt 이상으로 중요하다. 다만, 삼성은 리빌딩이라는 확고한 명제가 있다. 제일기획 이관 후 구단 운영의 효율성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래서인지 삼성과 kt가 감독을 교체하면서 단장까지 함께 교체한 게 눈에 띈다. 두 구단은 최근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처하는 게 매끄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감독, 단장 선임과 함께 구단 운영의 방향성과 조직력도 정비해야 한다.
SK도 감독 선임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가 나온다.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지만, 새 감독과 구단이 미래 비전을 함께 그려갈 수 있어야 한다. 감독 선임 그 이상으로 구단들의 올바른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김진욱 kt 신임 감독(위), 김한수 삼성 신임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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