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을야구는 선취점 싸움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아직 단 4경기만 치렀다. 표본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선취점이다. 4경기 모두 선취점을 낸 팀이 승리를 따냈다. 아직까지 대역전 드라마는 나오지 않았다.
KIA는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서 4회초 2점을 선취했다. 이후 6회와 8회 1점을 추가, 승부를 갈랐다. 8회 2점을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결국 선취점의 힘으로 이겼다. 2차전서는 LG의 9회말 선취점이 결승점이 됐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 흐름도 같았다. LG는 1차전 1회초에 1점을 선취하면서 경기 흐름을 장악했다. 5~7회 6점을 추가하면서 손쉽게 승부를 갈랐다. 반대로 2차전서는 넥센이 1회말에 1점을 선취했다. 이후 3~4회 4점을 추가하면서 LG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현대야구는 선취점의 의미가 그렇게 크다고 볼 수는 없다. KBO리그 트렌드는 타고투저다. 경기 막판 4~5점은 한번의 찬스와 위기에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인식이다. LG가 6-0으로 앞선 준플레이오프 1차전 7회초 무사 1루서 희생번트를 시도한 것도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넥센이 7~9회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최악의 가정을 했기 때문이다.
대체로 포스트시즌 흐름은 정규시즌과는 조금 다르다. 4~5선발, 불펜 추격조는 승부가 갈리지 않는 한 거의 등판하기가 힘들다. 설령 점수 차가 조금 벌어져도 1~3선발, 확실한 필승계투조로만 승부한다. 쉽게 한 경기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핵심 투수들은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 등판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한다. 더구나 포스트시즌서 배터리는 상대팀 중심타자들을 집중적으로 견제한다.
날씨는 점점 추워진다. 정규시즌과는 달리 2경기 이상 연속으로 치르지도 않는다. 이동일이 들어있다. 타자들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타격전보다는 투수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포스트시즌서 1점, 특히 선취점의 의미는 예상 외로 크다. 감독으로선 선수들이 선취점을 내면 경기를 안정적, 계획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넥센과 LG의 3~4차전은 신재영과 데이비드 허프, 스캇 맥그레거와 류제국의 선발 매치업이다. 허프와 류제국의 페이스를 볼 때 선발 매치업서는 LG가 근소한 우위다. 그러나 신재영과 맥그레거가 그렇게 약한 카드도 아니다. 만약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앤디 밴헤켄과 헨리 소사가 투수전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한 NC,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두산도 마운드가 탄탄하다. 특히 두산의 경우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에 부상에서 회복 중인 정재훈과 이용찬, 이현승, 김성배, 윤명준 등 불펜도 두껍다. 준플레이오프뿐 아니라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서도 선취점 의미는 크다. NC와 두산은 마운드를 믿기 때문에 선취점을 얻으면 경기를 손쉽게 풀어갈 수 있다.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서 NC, 두산을 상대할 팀도 상대의 막강 투수력을 감안, 선취점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넥센 선수들(위), LG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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