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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새로운 사랑 방식을 제시한 드라마였다.
16일 밤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극본 최윤정 연출 최영훈, 이하 '끝사랑') 20회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고상식(지진희)과 강민주(김희애)는 끝내 결혼하지 않고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 주는 연애를 선택했다.
'끝사랑'은 40대의 연애와 사랑을 중심으로 다뤘다. 한 번의 결혼을 겪고 아내와 사별한 상식과 결혼 직전까지 갔던 약혼자를 사고로 잃은 민주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 가운데 사랑의 감정과는 멀어져 그저 일에 몰두하며 외로움까지도 외면하며 살았다. 그런 두 사람이 가까워지고, 사랑하게 됐다. 이들의 사랑은 조심스러웠고,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들의 결말이 결혼이 아니었던 것은 현실적이었고, 무엇보다 새로운 형태의 사랑 방식을 제시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포 세대가 늘어나고,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대에 사랑의 결실이 반드시 결혼이 아닐 수 있다는 결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사랑하는 본질이 중요할 뿐 그 모습이 특별한 이웃이어도 되고, 따로 또 같이 사는 연인이어도 된다'는 대사는 이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했다.
그렇다고 결혼에 대해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나춘우(문희경)와 또 다시 한번 결혼을 독고봉(성지루)의 결혼 역시 설득력 있었다. 또 한번 결혼을 결심하게 될 만큼의 사랑도 충분히 존재했다. 오랜 우정을 공유한 박준우(곽시양)는 고미례(김슬기)의 사랑은 큰 용기가 필요했다. 우정을 잃고서라도 갖고 싶은 사랑도 있었다. 바람을 핀 남편 박천수(이형철)를 다시 한번 믿고 결혼생활을 지속하기로 결정한 고상희(정수영)의 감정도 그렸다.
다만, 극 초반 민주와 준우의 연상연하 러브라인이 있었는데,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고 두 사람이 어쩐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민주와 상식의 러브라인이 불붙기까지 꽤 많이 돌아온 느낌이었다. 엉성한 얼개와 뻔한 스토리 전개가 참신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민주 역의 김희애와 고상식의 지진희는 안정적인 연기와 호흡을 선보였지만, 파격적이고 애절한 분위기를 뿜어냈던 전작들에 비해선 존재감이 덜했다.
'끝사랑'은 완벽한 작품은 아니었더라도 40대의 사랑을 현실과 감성을 적절하게 오가며 그려냈으며, '사랑=결혼'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사진 = SBS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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