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맥그레거가 흔들린다면.
넥센은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염경엽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서 들어올린 '손가락 네 개' 약속(4차전 승리로 플레이오프행 확정)은 지키지 못한다. 넥센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17일 잠실 4차전, 19일 고척돔 5차전을 모두 잡아야 한다. 당장 4차전서 지면 시즌 끝이다.
4차전 선발투수는 스캇 맥그레거다. 맥그레거는 13일 1차전서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볼넷 4실점으로 썩 좋지 않았다. 76개의 공을 던졌고, 단 사흘 휴식 후 4일만의 등판이다. 반면 LG 선발 류제국은 11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8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5일을 쉬고 6일만에 등판한다. 넥센으로선 여러모로 불안한 게 사실이다.
LG 타자들은 1차전서 맥그레거의 공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왼손타자들이 빠른 볼을 철저하게 노렸고, 적중했다. LG 타자들은 맥그레거의 공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때문에 1차적으로 맥그레거-박동원 배터리가 적절한 대처법을 갖고 나와야 한다. 1~3차전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고, 3차전서 결정적 송구 실책을 했던 포수 박동원부터 아쉬운 기억을 털어내야 한다. 넥센으로선 1차 승부처다.
1차전 당시 맥그레거의 제구가 나쁘지는 않았다. 더구나 염 감독 설명대로 맥그레거가 회복력이 좋다면 4차전서 1차전 이상의 호투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넥센은 맥그레거가 일단 경기 흐름을 잡아야 대반격을 노릴 수 있다.
맥그레거가 흔들리면 염경엽 감독이 오래 인내할 가능성은 낮다. 지면 시즌 끝이기 때문이다. 3차전 선발 신재영 정도를 제외한 모든 투수를 불펜에 대기시킬 듯하다. 혹시 연장 14~15회까지 이어지거나 경기 후반 마땅히 쓸 투수가 없다면 5차전 선발로 내정된 에이스 밴헤켄의 등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 밴헤켄의 4차전 구원등판 가능성은 희박하다. 14일 선발 등판, 102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에 17일 등판은 무리다. 다만 넥센이 4차전서 패배하면 결과적으로 염 감독의 밴헤켄 2, 5차전 선발등판 구상은 실패로 돌아간다.
넥센으로선 마운드 총력전과 동시에 류제국 공략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마운드에서 줄 점수를 준다면 타선이 그만큼 점수를 뽑아내야 한다. 일단 류제국은 맥그레거와는 달리 5일간 푹 쉬었다. 11일 116개의 공을 던졌으나 회복됐다고 봐야 한다.
류제국은 정규시즌서 1~2회 피안타율이 높았다. 0.339, 0.274였다. 몸이 늦게 풀렸고, 상대적으로 초반에는 제구가 흔들리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서는 1~2회에 볼넷 단 1개만 내줬다. 넥센도 1~2회 류제국을 무너뜨리지 못하면 오래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분명 류제국은 맥그레거보다는 공에 힘이 있다고 봐야 한다.
넥센은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전력이 약화됐으나 저력을 보여줬다. 144경기서 과시했던 저력을 17일 단 한 경기에 집약해야 한다. 염경엽 감독의 위기대처능력도 시험대에 오른다.
[맥그레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