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을야구는 역시 선발야구다.
LG는 와일드카드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5경기서 3승2패를 기록했다. 성적 자체는 평범하다. 그러나 1승만 보태면 2년만에 플레이오프에 복귀한다.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 경쟁을 펼쳤던 팀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NC와의 맞대결 성사 직전까지 왔다.
LG는 리빌딩 중이다. 투타 각 파트에 젊은 선수가 많다. 그들의 중심을 잡는 건 단연 선발진이다. 포스트시즌 들어 LG 마운드 운용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5경기를 치르면서 무리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4선발이 많은 이닝을 효율적으로 소화했다. 데이비드 허프~류제국~헨리 소사~우규민이 한 차례 등판했다. 에이스 허프가 16일 처음으로 두 번째 등판에 나섰다.
LG 선발투수 4명이 5경기서 거둔 성적은 31⅓이닝 7자책, 평균자책점 2.20. 플레이오프 2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서 최소 6이닝을 책임졌다. 5경기 중 3경기서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로 막아냈다. LG 선발진의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이 5.26이었던 걸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대체 외국인투수로 영입한 허프가 시즌 막판부터 에이스 노릇을 했다. 큰 경기에도 기대대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 체인지업과 과감한 몸쪽 승부가 돋보인다. 좌타자에게 다소 약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는 꼭 그렇지도 않다. 류제국과 소사는 단 한 경기만 던졌지만,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선보였다. 첫 선발 등판서 좋지 않았던 우규민이 두 번째 선발 등판 기회서 살아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선발투수들이 계산이 되는 투구를 하면서 불펜투수들이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필승계투조 정찬헌(3이닝 무실점), 김지용(1⅓이닝 무실점), 마무리 임정우(2이닝 무실점)가 각각 2경기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왼손 원 포인트로 활용된 진해수도 1경기서 ⅔이닝 무실점했다. 베테랑 이동현과 봉중근도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각각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윤지웅만 2차전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1실점했다. 불펜도 세부적인 역할분담이 확실하게 잡혔다.
결과적으로 LG는 넥센보다 전체적인 마운드 안정감이 좋다. 넥센은 3선발 체제를 사용하면서 선발투수가 충분히 쉬지 못한다. 이미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불펜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LG는 선발투수들이 충분히 쉬면서 힘 있는 볼을 뿌린다. 허프는 16일 5일 휴식 후 등판했다. 4차전 선발 류제국도 마찬가지. 반면 넥센 4차전 선발 스캇 맥그레거는 단 3일 휴식 후 등판한다. 4차전 선발싸움도 LG가 유리하다.
물론 LG가 넥센과의 4~5차전서 연이어 패배하고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다. 당장 4차전서 류제국이 무너지면 5차전서 헨리 소사가 넥센 에이스 밴헤켄을 상대해야 한다. 아무래도 무게감서 밀린다. 그러나 지금처럼 안정적인 선발야구가 이어지면서 혹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NC를 상대로도 밀릴 이유는 없다. 그 어떤 투수도 무리하지 않는 4선발 체제의 효과가 일회성으로 끝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NC도 선발진이 그렇게 풍족한 상태는 아니다.
LG는 이번 포스트시즌의 언더독이다. 언더독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역시 선발야구다. 우승까지 가려면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안정적인 선발야구가 필수다. 더구나 LG는 4선발 체제를 운용하면서 선발투수들도 충분히 쉬고 마운드에 올라 팀에 선순환 효과를 발생시킨다. LG의 포스트시즌 행보를 보면 가을야구는 선발야구라는 진리가 떠오른다.
[위에서부터 허프, 류제국, 소사, 우규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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