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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경산 장은상 기자] 삼성 김한수 신임감독이 내세운 슬로건은 경쟁과 변화였다.
삼성 라이온즈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구단은 류중일 전 감독과의 결별을 선택하며 새로운 사령탑으로 김한수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올 시즌까지 1군 타격코치로 활약한 김한수 감독은 팀 ‘리빌딩’이라는 과제를 안고 제 14대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감독직 발표 단계부터 수차례 보도됐지만 김 감독이 내세운 슬로건은 크게 ‘경쟁’과 ‘변화’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경쟁을 통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0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팀에 변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사실 프로야구계에서 ‘경쟁’이라는 단어는 너무나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이 계속 경쟁을 강조하는 이유는 현재 삼성이 처한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5년 간 한국시리즈 우승 4회, 정규리그 우승 5회라는 기념비적인 업적을 쌓으며 ‘삼성왕조’를 구축했다. 선수단은 매 시즌 최고의 전력으로 구성됐고, 그 과정에서 신인급 선수들이 기존 전력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하는 팀 입장에서 ‘육성’과 ‘리빌딩’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최고의 전력을 낼 수 있는 자원을 배제하고 ‘물음표’가 달린 전력을 쓰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삼성은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불법 해외 원정도박이라는 폭탄을 맞으며 핵심전력들이 빠져나간 것이다. 이와 함께 주축 FA 선수들의 유출, 외국인 선수 기량 저하라는 삼중고까지 겹치며 1년 만에 성적이 곤두박질 쳤다.
올 시즌 삼성은 라인업 변화가 가장 적은 팀 중 하나였다. 그나마 남아있는 주축 선수들의 기량에 기대어 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삼성이 처한 현실이었다. 2군 선수단의 기량 발전은 눈에 띄게 저조했고, 차고 올라오는 선수 또한 많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금 우리 전력이 몇몇 선수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을 통해 가능한 여러 선수들을 보도록 노력하겠다. 2군서도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주저 없이 기용 하겠다”고 말해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결국, 김 감독이 말하는 ‘변화’란 전 선수단을 망라하고 벌이는 ‘경쟁’을 통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지난 수년 간 ‘우승’이라는 단어에 친숙했던 구단이다. 그러나 이제는 향후 먼 미래를 내다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지 못한다면 삼성이 올 시즌 받아든 9위라는 성적표는 쉽사리 그 모습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김 감독은 내년 시즌 목표를 “포스트시즌 진출”이라고 못 박았다. 당장 우승이라는 먼 목표보다는 자신만의 ‘리빌딩’으로 현실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다. 삼성은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과연 삼성은 어떤 변화로 내년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까. 김한수 감독이 지휘하는 새로운 삼성 라이온즈가 이제 그 첫 발을 내딛었다.
[김한수 감독. 사진 = 삼성 라이온즈 구단 제공]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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