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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MD인터뷰①] '도리안 그레이' 홍서영 "인생 첫 오디션에 400대1 뚫다니…"

시간2016-10-20 09:35:15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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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등장부터 화려하다. 만 21세라는 어린 나이에 벌써 대극장 뮤지컬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첫 오디션임에도 불구 400대1의 경쟁률을 뚫었고, 김준수 박은태 최재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예 홍서영의 뮤지컬배우 인생은 그렇게 화려하게 시작됐다.

홍서영이 출연중인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는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새롭게 재해석한 창작 뮤지컬로 귀족 청년 도리안이 초상화와 영혼을 바꾸고 영원한 아름다움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작품. 홍서영이 연기하는 시빌베인은 훌륭한 연기력과 외모를 가진 홀본 로열극단의 전속 배우로 도리안 그레이의 첫사랑이자 첫 파멸의 대상이다.

첫 등장이 화려하다 보니 심적 부담도 클법 하다. 그러나 홍서영은 “부담도 됐는데 아무래도 감사한 마음이 큰 것 같다”고 당찬 대답을 내놨다. “믿고 뽑아주시고 배역을 맡긴다는 것은 내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건데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도리안 그레이’가 뮤지컬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 있게 봤어요. 여주인공 오디션을 한다고 하니 아무런 망설임 없이 지원했죠. 욕심내서 지원했지만 사실 친구들 몰래 지원했어요. 너무 부끄러웠거든요. 화제의 오디션이다 보니 지원하는 게 망설여지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더라고요. 첫 오디션이었는데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오디션을 보는구나’ 하는 생각에 많이 떨고 긴장했는데 준비한 걸 다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어요.”

오디션 당시를 떠올린 홍서영은 시빌베인과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한 이지나 연출의 말을 떠올렸다. 발랄한 소녀의 느낌이 홍서영과 시빌베인의 공통점이었다고. 학교 스승이기도 한 이지나 연출에 대해 홍서영은 “이지나 교수님께서 약간 호랑이 선생님이기도 하셔서 오디션 지원하기 전에 메시지를 보냈다”며 “‘내가 혹시 오디션을 봐도 되겠나’라고 물었고, 허락을 받은 뒤 오디션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당히 합격한 뒤엔 어땠을까. 홍서영 아버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었고, 어머니는 합격 소식에 ‘거짓말 하지마’라며 울었단다. 홍서영 역시 합격 소식을 전하며 전화기를 부여잡고 울었다.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다.

“오디션도 첫 오디션이었어요. 완전 처음이요. ‘좀 더 준비를 하고 오디션을 봐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죠. 연습실 다니면서 무작정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도리안 그레이’ 여주인공이라니 신인한테 이렇게 큰 기회가 없잖아요. 지원을 했는데 됐다는 것도 신기했어요. 400대1이라는 게 제일 얼떨떨 했어요. 400대1에서 그 1이라는 숫자에 들어가다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죠. ‘내가 너무 욕심냈나?’, ‘이 자리 내 거 아닌데 훔친 것 같은 이 기분 뭐지?’ 했는데 나중엔 그 생각을 접고 좀 더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신인 홍서영에게 ‘도리안 그레이’ 여주인공 발탁은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는 사건이 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부담감이 엄습했다. “기쁜 만큼 역시 대가가 돌아오긴 하더라”고 고백할 정도.

그는 “기뻐할 틈 없이 바로 1인 2역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너무 다른 컬러였고 아직 어리고 미흡한 부분이 많아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며 “레슨을 받으며 기초적인 발성도 잡았다. 레슨을 받아본 적도 없어서 많이 도움도 되고 목에도 덜 무리가 가더라. 원캐스팅인데 발성에 문제가 있으면 안 되는데 다행히 초반에 기초 발성을 많이 잡았다”고 말했다.

“물론 초반엔 이지나 연출님께 꾸지람도 많이 들었는데 ‘너 하던대로 해’라고 했다면 오히려 갈피를 못 잡고 끙끙 앓았을 거예요. 꾸지람이 감사해요. 다음날 고쳐서 하면 또 좋아해주시는데 그 한 번의 당근이 엄청나요. 선생님이 한 번 칭찬해주시면 ‘더 해와야지’라는 마음이 들어서 감사해요.”

첫 무대는 어땠을까? “그 때 내 머리는 너무 뒤엉켜 있었다”고 운을 뗀 홍서영은 “공연 시간이 다가오니까 다리도 떨리고 배도 아픈 것 같고 웃음도 안났다. 긴장한 티가 났는지 선배님들이 파이팅을 많이 해주셨다. 막상 관객들을 보니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무대에 서니 너무 신기했어요. 아직도 공연 올라가면서 신기하거든요. 항상 관객이고 보는 입장이었는데 무대 위에서 내 얘기가 되다니 신기해요. 내가 관객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고 내 감정과 관객들의 감정이 한 마음이 되기 위해 내가 무대에서 해야돼요. 한 찰나에 마음이 맞고 감정이 전달된다는 느낌이 있어요. 그 느낌이 되게 짜릿하더라고요. 그런 날 행복하게 잠을 자죠.(웃음)”

한편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는 오는 29일까지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MD인터뷰②]에 계속

[홍서영.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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