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롬앤' 민새롬, "'개코=뷰티계의 백종원'이 되고 싶어요"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꾸미는게 좋았던 고등학생 민새롬은 피자를 먹으면서 다가올 10년을 설계했다. 거창하고, 심오하진 않았다. 피자가격이 적힌 영수증 뒷면에 먼 미래와 같던 20대 초반과 중반을 그렸다.

“20대 초반엔 책을 내고, 20대 중후반엔 내 이름으로 된 브랜드를 내겠다고 했어요. 그때 제가 뭘 알았겠어요. 생각나는대로 적었죠. 얼마 전에 영수증을 발견했는데 감회가 새로웠어요.”

낙서라고 여겼던 미래계획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꾸미는 것을 좋아했던 민새롬은 뷰티크리에이터 개코가 돼 26세에 두 권의 뷰티서적을 냈고, 27세엔 뷰티브랜드 롬앤을 론칭했다. 순진했던 10대의 계획을 실천하려고 맹목적으로 달려온 것은 아니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했을뿐이다.

‘꼬꼬마 초딩’ 시절엔 엄마 화장품에 그렇게 눈독을 들였다. 중학교 땐 교칙을 살짝 어기더라도 앞머리를 잘랐을만큼 가꾸는데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땐 헤어아티스트를 자처해 반 친구들의 앞머리를 잘랐다. 대학교 땐 친구들에게 맞는 화장품과 어울리는 컬러를 추천했었다.

“어렸을 때부터 알려주는 것을 좋아했어요. 대학교 때 파우치를 열고 갖고 있는 화장품의 장점을 설명하고 그랬죠. 그런 이야기를 블로그에 적기 시작했어요. 하다보니까 영상을 찍어보고 싶더라고요. 유명해진 계기요? 당시 인기를 얻기 시작했던 아이유 씨한테 편승했어요. 하하.”

‘아이유 메이크업’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했는데, 그게 대박이 터졌다. 아이 메이크업만 따라해서 눈만 블로그에 올렸었는데, 스스로가 봐도 정말 똑같았다고. 그 이후로 점차 공개 범위가 넓어져 다양한 주제로 영상을 만들었고, 팬이 생겼다. “언니”라고 부르는 팬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세세하게 튜토리얼을 기획했다. 화장을 처음하는 사람이 당장 따라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설명하다보니 영상이 한없이 길어지기 일쑤란다.

“셰프로 따지면 백종원 아저씨처럼 되고 싶어요. 냉장고를 열어서 요리를 뚝딱 만드시잖아요. 비싼 화장품이 아니어도 제가 알려주는 방법을 따라하면 메이크업을 할 수 있고, 예뻐질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영상을 제작하게된 마음이 뷰티 브랜드 론칭으로 이어졌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LG생활건강, CJ, 미미박스 등 여러 기업에서 제안이 왔지만 다 거절했었다고. 그런데 아이패밀리SC의 구구절절(?)한 메일을 받고 마음을 열었다. 자신의 이미지를 소모하지 않고, 추구하는 목적을 함께 이뤄갈 수 있을 거 같았단다. 실제 민새롬의 바람대로 그는 롬앤에서 나오는 화장품 제작에 전반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현재 출시돼있는 롬앤 제품엔 민새롬의 손이 닿지 않은게 없다. 기획부터 제형, 마케팅까지 모두 관여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파운데이션은 촉촉하면서 오래가는 제품을 만드려고 8~9번의 테스트를 거쳤다. 얼굴을 반으로 나눠 테스트용 제품을 바르고 울기도 하고,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리기도 하면서 만들었다. 내 자식같은 파운데이션을 ‘인생 파운데이션’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단다.

“이제 립 제품에 주력하고 있어요. 100가지 컬러를 만드는게 목적이에요. 어떤 피부 톤이어도 어울리는 컬러를 찾을 수 있게요. 늦어도 가을에 새로운 제품이 나와요. 하하. 한걸음씩 나아가면서 룸앤 제품으로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만들거예요. 기대해주세요.”

[민새롬. 사진 = 아이패밀리SC 제공]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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