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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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시간’에서 판타지 캐릭터, 촬영장에선 ‘판타스틱’했던 강동원
13살 소년들이 산에서 실종되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남루한 모습의 어른 남자가 나타나 자기가 실종된 소년 중 한명이라며, 갑자기 시간이 멈추었고 그 멈춘 시간 속에서 십수년 갇혀 살면서 어른이 된 거라고 설명한다면, 당신은 그를 믿을까 믿지 못할까? ‘가려진 시간’은 그 남자의 이야기를 믿는 소녀 ‘수린’과 믿지 않는 경찰 및 세상 사람들의 서로 다른 시선과 행동이 충돌하면서 전개되는 영화이다.
도저히 믿기 어렵지만 믿지 않기도 어려운, 아이도 아니고 일반적 어른도 아닌, 그 사이의 존재. 이 독특하고 어려운 캐릭터 ‘성민’을 과연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 제작진은 ‘존재 자체가 비현실적인’ 강동원을 원했다. 그는 “이 신선하고 재밌는 시나리오를 꼭 영화로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선물하면 좋겠다”며 출연을 결정했다.
사실 그 은혜로운 비주얼로 인해 촬영장에 나타나기만 해도 빛이 나고 모두에게 힘이 되는 강동원 배우 아닌가. 멈춘 시간에서 사는 설정에 맞춰 막 자란 머리, 갈아입지 않은 옷 등을 설정하면 ‘분명 더럽지만 이상하게 멋진’ 희한한 결과가 나오는 등 프로덕션 기간 동안 그가 만든 판타스틱한 순간들을 다수 목격하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그 외모에 가려져 있던 훈훈한 진면목을 발견했을 때였던 것 같다.
그는 무척 성실하고 섬세했다.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지나온 캐릭터를 드러내기 위해 촬영 전에 3kg 정도 체중을 감량하고 나타났고, 촬영 때는 “수린이랑 있을 때는 성민이가 좀 더 아이 같아도 괜찮겠죠?”라거나 “성민이가 몸만 자란 아이는 아니니까 이런 순간에는 조금은 더 세월을 살아온 느낌이 배어나는 게 맞겠죠?”하며 ‘어른과 소년 사이의 연기를 공들여 조율했다. 아역(이효제 분) 분량을 항상 꼼꼼히 모니터링하며 마치 본인의 기억처럼 새긴 채 연기에 임하는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자상함도 그의 몫이었다.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가 되자 현장 스태프에게 패딩을 선물했고, 연말 즈음엔 열세살 은수 양에게 깜짝 선물을 내밀어 은수 양이 너무 좋아 돌고래 비명을 지르게 만들기도 했다. 은수 양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모양의 취침등을 외국에 갔을 때 발품 팔아 구해온 것. 참! 촬영지역마다 맛집으로 안내해서 추위와 고단함을 녹여준 이도 그였다.
촬영 내내 ‘프레임 안에선 판타지 캐릭터, 촬영장에선 판타스틱 주연배우’로 맹활약한 강동원 배우. 그의 미모에 가려져 있던 성실, 섬세, 자상한 모습들을 직접 보여드릴 방법이 없어 안타깝지만, 대신 그가 탄생시킨 신선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는 이제 곧 만나보실 수 있다. 그의 애초 바람처럼, 관객들에게 선물같은 영화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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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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