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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장은상 기자] 위대한 도전에 나섰던 이대호가 금의환향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친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가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가족과 함께 입국장에 들어선 그는 환한 미소로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서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웃으며 돌아왔지만 이대호의 올 시즌 출발은 결코 쉽지 않았다. 유년 시절부터 품어온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 34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계약기간 1년 간 보장 금액 100만 달러(약 11억 원) 수준에서 시애틀 유니폼을 입은 그는 험난한 여정을 시작했다.
신인으로서 많은 것을 보여줘야 했던 이대호는 스프링캠프부터 맹훈련에 돌입했다. 10kg에 가까운 체중감량을 해내는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우여곡절 끝에 ‘빅 리그’에 입성했지만 더욱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시애틀의 플래툰 시스템(상대 투수에 따라 선수기용)에 따라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다. 팀 주전 1루수 애덤 린드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고, 상대 선발이 우완일 경우에는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타, 하위타선으로 시즌을 시작한 이대호는 시즌 초반 대타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맹타를 휘두르며 단숨에 타순을 끌어올렸다. 1루수 겸 5번타자로 출전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어느새 팀 분위기를 이끄는 주요 선수가 돼 있었다.
그러나 악재가 다가왔다. 손바닥 부상으로 인해 10경기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된 것이다. 통증이 있었지만 불확실한 주전 자리 확보를 위해 통증을 참고 경기에 뛴 것이 화근이었다.
이대호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부상으로 큰 공부를 했다.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욕심에 통증을 참고 뛴 것이 문제였다. 1~2경기 쉬면 될 것을 10경기 넘게 자리를 비우게 됐다.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시즌 막바지에 다시 돌아왔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시즌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등 준수한 활약으로 시즌을 마쳤다.
아쉬움이 분명 있었지만 전혀 불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오른손 거포로서 ‘빅 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숱한 메이저리그 팬과 관계자들에게 보였다.
이제 다시 FA가 된 이대호는 새로운 계약을 찾아 나선다. 이대호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거취가 확정되면 최대한 빨리 말씀드리겠다”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대호가 다시 해외리그에 도전할 지 아니면 국내로 돌아올 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올 시즌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모습을 보인 것은 확실하다. 어느 곳에서든 ‘조선의 4번타자’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대호. 사진 = 인천공항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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