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두산은 목표를 완벽히 달성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21년만에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이다.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퍼펙트"라는 말로 두산의 2016시즌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말 그대로 완벽한 시즌이었다. 정규시즌부터 압도적인 전력을 뽐내며 여유 있게 우승했다. 한국시리즈서도 NC를 일방적으로 몰아친 끝에 4연승으로 간단히 끝냈다.
결과적으로 완벽했고, 간단한 우승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두산이 한국야구에 남긴 교훈이 있다. 선수육성과 시스템, 시즌 운영 등에서 한국야구가 참고할 부분이 있다.
▲촘촘한 육성 시스템
프로 구단들은 우승과는 별개로 장기적으로 좋은 선수를 육성 및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며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10개 구단 중 가장 촘촘한 육성 시스템을 보유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현수가 떠났지만, 두산은 준비된 새 얼굴들이 있었다. 김재환과 박건우의 올 시즌 맹활약은 우연이 아니다. 두산의 내부육성 시스템이 낳은 결과물이다. 두산 야수진은 1군과 2군의 실력차가 크지 않다. 저연차들의 성장이 빠르다.
프런트 수장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은 수년간 호흡을 맞췄다. 김 사장은 단장 출신이다. 선수 출신 김 단장은 매니저부터 단장까지 올라간 인물. 각 부서별 프런트들 역시 두산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전문성을 갖췄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장기플랜을 세웠다. 현장의 영역을 지키고 도와주면서 지금의 효율적인 육성 시스템을 만들었다.
김 단장은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은 잡음이 많다. 그러나 우리 팀은 잡음이 없었다. 좋은 감독, 선수와 함께 행복한 순간을 맞이했다"라고 말했다. 2년 전 FA 장원준을 영입한 것, 올 시즌 중간계투요원 김성배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건 프런트가 김태형 감독에게 힘을 실어준 대표적인 사례다. 멤버 구성이 준수한데도 성적이 나지 않는 팀, 전력 약점을 수년째 메워내지 못하는 팀은 내부적인 트러블이 있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두산의 시스템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기는 야구
김태형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에게 기본을 지키자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기분대로 야구하지 말자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기지 못하면 그런 것들도 인정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겨야 팀 분위기도 좋아진다"라고 했다. 기본을 지키고 자신의 기분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이기는 야구의 출발점이었다. 그 과정에서 김 감독은 믿음과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밀고 당기며 팀 케미스트리를 강화시켰다.
두산은 올 시즌 이기는 방법을 가장 잘 아는 팀이었다. KBO리그 최강 선발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를 앞세워 경기흐름을 장악했다. 그리고 타선의 화끈한 지원으로 정규시즌 91승, 한국시리즈 4승을 쌓았다.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는 타선은 압도적인 선발진이 커버했다. 반대로 판타스틱4가 종종 흔들릴 때는 타자들이 더욱 힘을 냈다. 타선은 장타뿐 아니라 팀 배팅과 기동력으로도 필요한 점수를 뽑는 능력을 발휘했다. 이길 수 있는 루트가 많았다.
물론 불펜은 다른 파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절묘한 용병술로 메워냈다. 한국시리즈 1~3차전서 선발투수들을 최대한 길게 끌어간 뒤 중간계투 활용 없이 더블마무리 이용찬과 이현승만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게 좋은 사례다. 선 굵은 야구를 선호하는 김 감독도 한국시리즈 4차전서 4-0으로 앞선 7회초에 희생번트를 지시하는 등 경기특성에 따른 탁월한 임기응변능력으로 두산을 최강팀으로 만들었다. 한 마디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따른 변화와 대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변화에 보수적이거나 특정 파트에 대한 의존이 심한 팀은 두산의 승리 방정식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창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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