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윤석민, 2017년 KIA 운명을 가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양현종과 윤석민이 2017년 KIA 운명을 가른다.

KIA의 2017시즌 준비가 발 빠르다. 내부 FA 나지완을 붙잡았다. 외부 FA 최형우마저 데려왔다. 심지어 외국인선수 3명(헥터 노에시, 팻 딘, 로저 버나디나)과의 계약까지 마쳤다. 헥터와는 일찌감치 재계약 교감을 나눴다. 딘, 버나디나 영입 역시 지크 스프루일, 브렛 필과 결별하기로 하면서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 속전속결로 계약을 마쳤다.

빠져나가는 전력도 있다. 최형우 보상선수를 삼성에 내줘야 한다. KIA는 삼성에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넘겼다. 전력이 약화된 삼성이 보상선수를 택하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 현 시점서 유망주들 중 누군가를 내준다고 해도 큰 타격이 있는 건 아니다.

결국 2017시즌 KIA 전력의 키는 양현종과 윤석민이 쥐었다. 일단 양현종은 빠져나갈 확률이 KIA에 남을 확률보다 높다. 양현종은 에이전트와 함께 일본에 건너갔다. 몇몇 구단과 접촉, 세일즈 중이다. 다음주에 개막하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도 얼굴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 양현종의 해외진출 의지는 강하다.

KIA는 아직 양현종과 구체적으로 협상을 하지 못했다. 수년간 KIA에 봉사한 양현종의 개인적인 꿈을 존중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 물론 해외에서 둥지를 찾지 못할 경우 KIA에 남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KIA가 FA, 외국인선수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도 양현종 이슈가 장기화될 것을 감안, 내년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한다.

혹시 양현종이 KIA에 잔류한다면, 2017년 KIA 전력은 2016년보다 올라갈 게 확실하다. 기존 전력에 FA 최형우가 플러스된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에 주전급 보상선수를 내준다고 해도 양현종과 최형우가 투타 핵심으로 팀에 미치는 영향은 강력하다. 중심타선이 강화되면서, 양현종-헥터-딘으로 이어지는 1~3 선발진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런데 양현종이 결국 해외로 떠난다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KIA는 올해도, 내년에도 4~5선발이 고민이다. 홍건희, 김윤동 등 후보군들은 있다.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러나 풀타임을 경험하면서 확실하게 포텐셜을 터트리는 4~5선발이 나올 것인지는 미지수다.

양현종이 떠나면 KIA 선발진이 앞, 뒤로 짜임새가 크게 떨어지는 걸 의미한다. 헥터의 내년 활약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팻 딘의 KBO리그 적응이 변수인 걸 감안하면 양현종이 떠나는 건 KIA로선 큰 타격이다. 타선에 최형우가 가세한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윤석민이 해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는 무려 4년 90억원을 받는 거물이다. 올 시즌에는 어깨 통증으로 거의 팀에 공헌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 셋업맨으로 힘을 보탰지만, 내년 팀 공헌은 더 올라가는 게 맞다. 변수가 많지만, 양현종이 떠난다면 윤석민이 선발진에 복귀할 필요성도 있다. 김기태 감독의 2017시즌 구상에 굉장히 중요한 변수다.

양현종과 윤석민이 2017년 KIA의 운명을 가른다. 양현종은 떠나느냐 극적으로 남느냐, 윤석민은 어느 보직에서 얼마나 해주느냐가 핵심이다.

[양현종(위), 윤석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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