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안경남 기자] 투혼을 발휘한 수원 삼성이 승부차기 끝에 FC서울을 꺾고 통산 4번째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수원은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서울에 1-2로 졌다. 하지만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던 수원은 연장 승부를 지나 승부차기에서 서울을 10-9로 누르고 FA컵 왕좌에 올랐다. 이로써 2010년 이후 6년 만에 FA컵 왕좌에 오른 수원은 통산 4번째 우승으로 포항과 함께 최다 우승팀에 이름을 올렸다.
황선홍 감독의 서울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데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드리아노, 박주영, 윤일록을 전방에 배치했다. 미드필더에는 고요한, 다카하기, 오스마르가 포진했고 포백 수비는 고광민, 곽태휘, 김남춘, 김치우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유상훈이 꼈다.
서정원 감독의 수원은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조나탄을 중심으로 이상호, 염기훈이 공격에 자리했다. 중원에는 장호익, 이종성, 권창훈, 홍철이 포진했다. 스리백 수비는 구자룡, 이정수, 양상민이 맡았다. 골문은 양형모 골키퍼가 지켰다.
경기는 시작부터 빠른 템포로 진행됐다. 전반 1분 만에 서울은 고광민의 왼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수원도 곧바로 권창훈의 왼발 슈팅으로 맞불을 놨다. 수원은 전반 14분 조나탄의 결정적인 찬스가 아쉽게 무산됐다. 권창훈의 전진패스를 받은 조나탄이 턴 동작으로 수비수를 제친 뒤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수비 태클에 막혔다.
서울은 전체적인 경기 주도권을 쥐었지만 수원의 수비망을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수원의 역습에 위기를 맞았다. 전반 19분에는 이상호가 파울을 얻어냈고, 염기훈이 왼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유상훈 골키퍼가 쳐내며 아쉬움을 삼켰다.
수원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28분에는 수원의 왼쪽 라인이 빛났다. 홍철과 염기훈을 거친 패스가 권창훈에게 연결됐고, 권창훈의 대포알 슈팅을 골키퍼가 쳐냈다. 2분 뒤에는 조나탄의 환상적인 패스를 이상호가 받아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이 역시 불발됐다.
변수는 전반 막판에 잇따라 발생했다. 전반 35분 이정수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박주영의 얼굴을 팔로 가격하면서 주심으로부터 즉각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수원의 수적 우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42분에는 서울 미드필더 다카하기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레드카드를 받으며 다시 10대10이 됐다. 전반은 더 이상 득점 없이 0-0으로 끝났다.
팽팽했던 균형은 후반 9분에 깨졌다. 장호익과 김치우가 충돌한 사이 공격은 계속됐고 이상호의 패스를 받은 조나탄이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큰 부상을 당한 김치우는 응급차에 실려 나갔다. 다급해진 서울은 곧바로 주세종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경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서울의 공세가 강해지면서 경기는 난타전 양상을 띄었다. 하지만 서울은 아드리아노가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그때마다 마무리를 짓는데 실패했다. 수원은 조나탄과 권창훈이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서울은 후반 24분 주세종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땅을 쳤다. 계속해서 수원 수비수를 두드리던 서울은 후반 29분에 아드리아노의 동점골로 추격에 나섰다. 박주영이 찔러준 크로스를 쇄도하던 아드리아노가 밀어 넣었다.
경기는 막판으로 가면서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 수원은 조원희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서울은 후반 49분 아드리아노가 득점에 성공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이 취소됐다. 하지만 서울은 포기하지 않았다.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윤승원이 극적인 헤딩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체력적으로 지친 탓인지 양 팀 모두 연장전에서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수원은 산토스가 위협적인 돌파를 시도했지만 마무리까지 연결되지 않았고, 서울은 조찬호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아웃 됐다. 또 윤승원이 날린 회심의 슈팅은 수시벽에 걸렸다. 승부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승부차기에서도 긴장감이 계속됐다.. 서울과 수원 모두 8번째 키커까지 골을 성공하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승패는 9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서울에서 유상훈이 실축했지만, 수원은 양형모 골키퍼가 성공했다. 결국 수원이 FA컵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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