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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닉네임 '토이크레인'의 글은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저는 어떡하면 좋을까요?"로 시작해, "이번 주 아내와 저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로 마무리됐다.
3일 밤 JTBC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극본 이남규 김효신 이예림 연출 김석윤 임현욱)의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12부 내내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낸 극의 결말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합의 이혼이 결정된 후, 정수연(송지효)는 도현우(이선균)가 '토이크레인'이라는 아이디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놨던 주식갤러리를 찾아 글을 남겼다. "제가 그 바람핀 아내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시작한 정수연은 워킹맘으로서 느꼈던 수많은 고민을 풀어놨다.
정수연은 "남편이 쓰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내가 먼저 포기했다. 남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가정을 지키려던 남편이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날 배려해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안다. 나는 끝까지 이기적인 아내다"고 적었다.
도현우와 정수연은 이혼했지만, 막상 달라진 것은 크게 없었다. 도현우는 인형뽑기를 통해 아들 도준수(김강훈)에게 장난감을 선물했고, 정수연을 위해 전구를 갈아줬다. 정수연은 도현우에게 반찬을 건넸다. 이들의 모습은 이혼한 부부라기보다는 평범한 주말부부 같았다.
그런데 도현우 앞에 이웃에 사는 돌싱 소은(오윤아)이 나타났다. '인형뽑기'라는 공통점으로 가까워진 두 사람은 함께 장을 보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등 연인 같은 사이로 발전해갔다.
그러다 도현우와 소은의 데이트를 정수연이 목격하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도현우의 냉장고 속에는 소은이 건넨 반찬이 들어있었다. 법적으로 도현우와 정수연은 남남이지만, 정수연이 느낀 상실감은 컸다. 도현우의 마음도 복잡했다.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려는 도현우에게 정수연은 "우리 이제 서로 미안해 하지말자. 서로 행복해질 일만 생각하자"라고 말했다. 때마침 소은은 도현우에게 "우리 정식으로 만나볼래요?"란 고백을 건넸다.
이번에도 도현우는 주식갤러리에 글을 남겼다. "중요한 일이 있다. 옷을 좀 골라달라"며 네티즌의 도움을 받은 도현우는 고민을 마친 뒤 어디론가 달려갔다. 그가 도착한 곳은 정수연의 앞이었다. 이야기는 서로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 두 사람의 모습과 "이번 주 아내와 저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란 토이크레인의 글로 마무리됐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한 마디로 공감과 위로의 드라마였다. 도현우는 정수연의 외도 사실을 처음 알고 어쩔 줄 몰라하다, 주식갤러리의 익명 네티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네티즌이라고 뾰족한 수를 내놓을 리는 없었다. 어설픈 조언 속에 도현우는 복수극을 벌이기도 했고, 신상이 털릴 뻔 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네티즌의 한 마음 응원 속에 도현우와 정수연은 결국 재결합을 이뤄냈다. 이 과정은 드라마 속 이야기이지만 마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처럼 생생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제작진은 방송 날짜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갤러리에 토이크레인의 글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기도 했다.
극중 인물들만 소통한 것은 아니었다. 12부의 방송 과정은 그 자체로 캐릭터와 시청자 간의 소통이었고, 극 초반 상대적으로 공감을 얻지 못하던 정수연 캐릭터도 워킹맘이 느끼는 고민과 허탈함이 후반부 상세히 묘사되며 생명력을 얻었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의 12부 동안 도현우, 정수연은 물론 안준영(이상엽), 권보영(보아), 은아라(예지원) 등 극중 인물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이는 토이크레인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모여든 주식갤러리의 네티즌들도 마찬가지였다. 특별출연 성격의 짧은 출연이지만 각 인물들에게는 갈등 구조가 존재했고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제작진은 그 해결과정을 토이크레인의 그것과 절묘하게 묶어냈다.
마지막 회 '토사모'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인 네티즌들의 행복한 모습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만큼이나 중요한 극의 엔딩컷이었다. 이렇듯 작품 속 모든 캐릭터는 소통과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위로받고 치유됐다. 물론 단 한 명, 쓰레기변호사 최윤기(김희원)는 예외다.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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