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이나 삼성이나 살아남아야 하는 건 똑같다."
FA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삼성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이흥련. 두산은 삼성보다 포수 자원이 넉넉한 편이다. 이흥련으로선 1군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는 않다. 두산은 이흥련을 양의지의 보험 성격으로 데려왔다.
이흥련에겐 젊음이란 무기가 있다. 아직 만 27세다. 그럼에도 이지영의 백업으로 3년간 1군에서 244경기를 경험했다. 수비와 타격 모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흥련은 8일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다. 2년간 자신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뒤 2019시즌부터 최재훈, 박세혁 등과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는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통합우승 팬페스트에 앞서 김태형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처음으로 인사했다. 가장 먼저 김 감독에게 인사를 드리고 나온 이흥련은 "감독님은 내가 필요해서 데려왔다고 했다. 2년간 다치지 않고 군 생활을 잘 하고 돌아오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2년 뒤 두산에서 펼칠 새로운 야구인생에 대한 기대감과 각오가 대단하다. 이흥련은 "두산이나 삼성이나 살아남아야 하는 건 똑같다. 삼성에 계속 있다고 해서 더 잘 된다는 보장은 없다. 팀 사정에 맞춰서 경쟁을 해야 한다. 2년 뒤에는 재훈이, 세혁이 모두 성장할 것이다. 2년간 경찰에서 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흥련은 경찰 야구단에서 크게 두 가지를 다듬고 싶다고 했다. 일단 2루 송구의 정확성이다. 과거 어깨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지만, 딱히 송구능력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흥련은 "정확성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주자견제능력이 중시되는 현대야구서 포수의 2루 송구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또 하나는 타격이다. 구체적으로는 장타력 향상이다. 이흥련은 "삼성 시절에 (구)자욱이와 룸메이트였다. 자욱이와 타격 얘기를 많이 했다. 자욱이의 말을 참고해서 자세를 조금 수정했더니 올 시즌 막판에 장타가 많이 나왔다"라고 했다. 하위타순에 배치되지만, 아무래도 한 방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상대 배터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팀 타선에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다. 이흥련은 "그 두 가지를 2년간 경찰에서 다듬겠다"라고 했다.
이흥련은 잠실구장을 동경했다. 그리고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벤치마킹 했다. 그는 "초, 중, 고등학교 때는 잠실에만 왔다. 2년 뒤에 본격적으로 잠실에서 뛴다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양의지 형은 곰 같은 여우다. 볼배합하는 걸 항상 유심히 봤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맞춰보기도 했다. 허를 찌를 때가 많았다. 삼성 시절 두산과 경기를 할 때도 벤치에서 의지 형을 보게 되더라"고 회상했다.
경찰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2년 뒤. 이흥련은 꿈에 그렸던 잠실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양의지의 백업, 아니 그 이상의 성장을 꿈꾼다. 비슷한 또래의 최재훈과 박세혁에게도 2년 뒤에는 선의의 경쟁자가 생긴다.
[이흥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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