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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2016년 SBS 드라마의 역사를 훑어 보면 배우 유아인, 조정석, 한석규가 차례로 떠오른다. 이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구현하며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아인이 50부작의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현 연출 신경수)에서 이방원 역을, 조정석이 24부작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의 이화신, 한석규가 현재 방영 중인 20부작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 박수진)의 김사부를 맡았다.
유아인은 '광기'라는 키워드로 점철된다. 피의 군주 이방원으로 분했다. 역사적 인물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이방원에 더 초점이 맞춰졌는데, 양면적인 내면 연기를 잘 해냈다. 이방원이 형제를 죽이고, 스승을 배신하면서 겪는 감정의 흔들림부터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잔혹한 일을 일삼는 광기까지 입체적으로 그려냈단 평가다. 선죽교 위 유아인의 광기 서린 눈빛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각인 됐다. 유아인은 지난해 영화 '베테랑', '사도'를 찍고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엄청난 연기 내공을 발휘하며 '광기' 충만한 성적을 냈다.
'찌질' 했으나 결코 찌질하지 않았던 남자가 조정석이다. 자신을 3년간 짝사랑했던 표나리(공효진)에게 단숨에 상황을 역전 당하며 다시 없을 굴욕을 겪었지만, 그 사랑은 직진이었다. 남성 유방암 환자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겹친 이화신은 매번 불쌍했고, 사랑을 구걸했지만 해당 캐릭터가 설득력 있고 매력적이었던 것은 오롯이 조정석의 역량 덕이었다. 천연덕스럽게 코믹한 춤을 추다가도 낭랑하게 앵커 연기를 해내는 조정석은 '질투의 화신' 폐인을 양산하는 데 1등 공신이었다. 조정석은 '찌질'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면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우다.
한석규의 연기는 과연 '낭만'적이다. 의학 드라마로 안방극장 컴백한 한석규는 무심한 듯 대사를 던지고, 과장된 표정 연기가 없지만 그저 그 자체로 김사부라는 걸 증명해 내고 있다. 애쓰지 않아도 은은한 듯 강렬하게 퍼지는 김사부의 존재감은 한석규에게서 기인한다. 작품 속에서 뱉어내는 여러 대사들은 어지러운 시국 가운데 위로를 던지는 데 그 화자가 한석규라서 더 깊숙하게 와닿는다. 한석규는 후배 연기자 유연석, 서현진 등과도 무리 없이 어우러지며 그 내공을 드러내고 있다. 20%를 단숨에 넘은 시청률 마저 '낭만'적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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