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병신년(丙申年), 뷰티업계가 다사다난했다. 많은 브랜드가 해외로 진출해 K-뷰티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홍(網紅)을 통한 중국 마케팅으로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찾았다. 하지만 유해물질 때문에 논란을 일으켜 매출이 하락한 브랜드도 있었으며, 시국을 어지럽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뷰티계까지 손을 뻗치기도 했다.
▲ 왕홍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홍(網紅)이 국내 뷰티업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왕홍은 웨이보나 웨이신, 인스타그램등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많은 팬을 보유한 파워유저로, 이들이 SNS를 통해 소개한 패션뷰티 제품은 빠르게 이슈화되고 매출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브랜드 다수가 왕홍 마케팅을 시작한 것. 왕홍을 국내에 초청해 뷰티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왕홍 마케팅은 매출 증대에 효과적이다. 국내 인플루언서보다 영향력이 크고, 중국 시장규모도 워낙 크기 때문에 국내보다 더 큰 마케팅 효과를 느낄 수 있단다.
더불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인 김영란법 시행이 맞물린 것도 브랜드가 중국 쪽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국내 프레스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보다 제약이 적기 때문. 이에 중국 프레스 및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실시하는 브랜드도 늘었다.
▲ K-뷰티 해외진출
한류열풍을 타고 중화권에서 흥했던 K-뷰티가 미국, 유럽, 중동, 남미 등에 진출하며 활동의 발판을 넓히고 있다. 각 국의 ‘올리브영’으로 꼽히는 세포라, 샤샤 등을 비롯해 유명 쇼핑몰에 둥지를 틀며 K-뷰티의 위상을 나날이 높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건강한 피부를 만들어주는 스킨케어 라인이 강세다. 특히 인기가 높은 것은 마스크팩. 스킨케어 브랜드 A.H.C가 중국 블랙 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과 티몰 국제관에서 ‘하이드라 수더 마스크’를 하루 만에 65만장 판매해, 마스크팩 카테고리 분야에서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K뷰티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엔터테인먼트나 제약회사, 병원 등에서 뷰티업계에 뛰어들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는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 YG플러스에서 내놓은 문샷으로,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과 2NE1 멤버 산다라박을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 바이럴마케팅
에이프릴스킨의 성공신화를 따르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에이프릴스킨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영상을 제작해 페이스북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쳤고, 이는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매출을 상승시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뷰티계에서 최고 갑(甲)으로 여겨지는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에서 에이프릴스킨에 먼저 입점을 제안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에 에이프릴스킨의 사례를 따르고자 SNS를 이용한 바이럴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브랜드가 늘었다. 쿠셕팩트를 비롯해 틴트 등 전후 비교가 확실한 제품의 효과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1020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 유해물질
옥시 가습기 살균제에 담긴 CMIT/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 성분이 아모레퍼시픽의 치약제품 13종에도 담겨 ‘가습기 살균제 치약’ 파동이 일어났고, 긴급 회수조치가 내려졌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애경에게 시장 점유율 순위 2위를 내줬다.
아모레퍼시픽이 성분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아리따움의 네일제품 모디퀵 드라이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프탈레이트류 한도 부적합 조치를 받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해당 제품에서 프탈레이트류 5663μg 이상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인 ‘g당 100μg(100만분의 1) 이하’를 56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해당 제품은 판매 중지 및 회수명령 조치를 받았다. 제품이 함유한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에 유연성을 주기 위해 이용되지만 환경호르몬이 발생되는 물질.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완구 및 어린이용 제품에 사용이 엄격하게 제한됐다.
또한 지난 5월에는 아리따움 '볼륨업 오일틴트'의 일부 제품에서 미생물 한도가 기준치를 초과해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연이은 유해물질 논란은 브랜드 신뢰도를 낮춰 향후 시장점유율 및 매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시국을 어지럽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뷰티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가 자주 찾은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제이프라스(J+PRAS)가 청와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것.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제품이 청와대의 설 선물로 선정돼 의아한 반응이 컸다고. 이후 해당 브랜드의 제품은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박근혜 화장품’으로 유명세를 탔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 연이어 입점해 의혹은 배가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와 함께 화제에 오른 립밤도 있다. 대기업 총수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 도중 립밤을 바르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후 온라인에는 ‘이재용 립밤’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이 바른 립밤은 소프트립스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미용목적으로 주사돼 일부만 알고 있던 태반주사와 백옥주사, 신데렐라 주사가 전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공백동안 청와대에서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 각각 주사는 갱년기 여성에, 뽀얗고 흰 피부에,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왕홍, 세포라, 제이프라스 홈페이지. 사진 = SNP화장품, 스킨푸드, 제이프라스 제공]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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