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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더 킹' 통해 통쾌함, 희망을 봐주셨으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더 킹'(The King)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과 출연배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더 킹'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 한재림 감독이 '관상'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재림 감독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나라엔 마당놀이처럼 흥겹게 비판하는, 전통적인 풍자라는 게 있지 않느냐. 그 안에 해학과 감동도 있고. 나 역시 이처럼 사회 부조리를 고통스럽게 표현하기 보다는 제대로 놀면서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그러면 오히려 더욱 우리 마음 속에 뼈아프게 다가올 것 같았다. 한 번쯤 반성하게 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재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더 킹'이 1980년부터 근래까지 다루는 영화인데 이 시간들을 관통하는 걸 찾는 것이었다. 스태프 및 출연진이 서로 고민을 함께 나눴다"고 말했다.
'더 킹'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연 대한민국에서 진짜 왕은 누구일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싶었고 영화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지금 영화를 감상하지 않고 느껴지는 '더 킹'의 의미는 권력자들을 상징한 것일 수도 있고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재림 감독은 "조인성은 태수 역할 그대로였다. 멜로, 액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야 했는데 상황에 맞게 곧바로 적응하고 변신하는 유연한 배우였다. 주인공으로서 만족스러웠다"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정우성 선배는 감독과 남자들의 워너비 아니냐. 아주 어렸을 때부터 봐왔는데 히어로 같은 느낌이 있다. 권력자의 상징을 정말 무게감 있게 표현을 잘해주셨다. 그러면서 풍자를 재밌게 비틀어주고 그동안 작품에서 잘 못 봤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류준열에 대해서는 "순발력이 뛰어나다. 건달 역할인데 섬세하게 잘 표현해줬다"고 말했다.
조인성 역시 한재림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한재림 감독님과 감독과 배우 사이가 아닌, 동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고 이해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 현장의 수장으로서 감독의 쓸쓸함, 외로움을 느끼고 공감하게 ?磯? 그런 동료의 마음으로 다가와졌다"고 털어놨다.
조인성은 이 작품으로 8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극중 박태수 검사 역할을 맡았다. 무소불위 권력 쟁취를 꿈꾸는 인물로 파격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정우성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자들의 빛과 어둠을 상징하는 인물인 한강식으로 분했다. 권력의 화려함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식의 모습은 권력, 그 너머의 어두운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영화는 베일을 벗은 뒤 현재 어수선한 시국과 상당부분 맞닿아 있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시국을 노려 추가 촬영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정도였다.
하지만 '더 킹'은 지난 7월,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작품. 한재림 감독은 "추가 촬영은 단 한 신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배우들은 뜻하지 않게 문제작으로 떠오른 것과 관련 입을 열었다. 조인성은 "사회를 풍자한 작품이라고 해서 어떤 부담감은 없었다"라며 "촬영 당시에는 시국이 이렇게 될 줄 예상 못했는데 만들고 나서 현실과 맞아 떨어져 당황스러운 건 우리였다. 절망에 빠져 계시다면 이 영화를 통해 통쾌함, 희망을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촬영을 마쳤을 때는 시국이 지금 같지 않았다. 캐스팅 당시 권력 조직에 대한 풍자, 해학한 점이 용기 있는 시도라고 생각했었다. 그 용기 있는 작업을 선택한 한재림 감독과 배우들에게 애정을 느꼈다. 개봉되면 공격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래서 잘 감당해야지 하는 결심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시국이 됐다. 그 전에는 묵인할 수밖에 없는 비리들을 영화라는 힘을 통해 법의 집행에 대해 끊임 없이 관심을 갖게 하고 관객과 공감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강식 캐릭터를 통해 배우가 이렇게도 망가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 했다"라며 "시스템 뒤에 숨어 우아함을 드러내는 권력자, 그 이면엔 얼마나 비도덕적인 면을 갖고 국민에게 처절한 폭력으로 다가가는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했다. 그래서 내가 맡은 캐릭터를 철저하게 망가뜨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더 킹'은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김나라 기자 nara927@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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