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호영이가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
동부 김영만 감독은 수 차례 언급했다. 윤호영의 적극적인 공격이 동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부는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의 팀이다. 정확히 말하면 벤슨이 전력의 3~40%를 차지한다.
그러나 내, 외곽 공격이 조화롭게 이뤄지지 않을 때가 은근히 많다. 외곽에서 지원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두경민의 부상 공백도 있지만, 근본적 원인이 윤호영과 김주성에게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주성은 올 시즌 정확한 3점포로 주목 받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춤하다. 오픈찬스에서만 던지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무빙 3점포도 던지지만, 비중이 높지 않다. 특히 최근 벤슨과 맥키네스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동부 관계자에 따르면 벤슨은 최근 심한 감기로 구토를 하고 열이 나는 등 최악의 몸 상태였다. 16일 삼성전 역시 그랬다. 김 감독도 "둘다 체력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대 수비수들은 김주성의 3점포를 집중적으로 막았다. 결국 동부 내, 외곽 공격은 동시에 저하됐다.
이럴 때 풀어줘야 할 선수가 윤호영이다. 윤호영은 외곽공격이라도 적극적으로 하는 김주성(많은 나이로 체력이 저하되면서 골밑 공격 기피도 이해가 된다)과는 달리, 그동안 내, 외곽 공격의 적극성이 상당히 떨어졌다.
윤호영은 장신임에도 발이 빠르다. 내, 외곽수비에 모두 능하다. 활용가치가 높다. 공격에서도 3번에서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 있는 공격수다. 그러나 공격을 별로 하지 않고 외곽에서 맴돌면서 수비수 입장에선 윤호영이 까다롭지 않았다. 윤호영이 3번에서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하거나 외곽슛을 노리면 상대는 상당히 까다롭다.
16일 삼성전은 중요했다. 삼성은 강팀이다. 더구나 1~5번 매치업이 딱 맞는다. 똑같이 외국 빅맨 2명을 보유한 팀이다. 이럴 때 내, 외곽에서 고르게 풀어줘야 한다. 윤호영이 수비력이 약한 문태영을 공략하면 빅맨들의 골밑 맞대결에 쏠리는 집중도를 분산할 수 있다.
윤호영이 오랜만에 적극적으로 나왔다. 1~2쿼터에 각각 6점씩 12점을 뽑아냈다. 저돌적으로 돌파를 했고, 3점포를 꽂았다. 수비에서 기동력이 좋지 않은 문태영이 윤호영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그렇다고 삼성이 윤호영에게 수비수 2명을 붙일 수도 없다. 골밑 수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윤호영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면서 동부 공격이 모처럼 잘 풀렸다. 돌파와 외곽슛이 조화를 이루면서 골밑과 외곽에서 삼성 수비를 흔들었다. 동부는 1쿼터 막판 20-4까지 앞섰다. 윤호영의 높은 공격 공헌 덕분이었다.
다만, 윤호영의 적극성이 승부처였던 4쿼터에는 다소 주춤했다. 공교롭게도 그 사이 동부는 단조로운 공격이 이어졌고, 삼성의 추격을 허용했다. 동부의 실책이 쏟아지면서 삼성의 속공이 살아났다. 동시에 장신의 2번 임동섭을 막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약점까지 또 한번 드러냈다. 고비마다 임동섭에게 3점포를 내줘 경기막판 역전을 허용했다.
윤호영은 2점 앞선 경기종료 1분5초전 위크사이드에 있다 볼을 받고 번개같이 골밑으로 돌파했다. 이때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했다. 삼성의 사기를 꺾는 장면이었다. 동부는 이후 허웅의 뱅크슛으로 5점차로 달아났다.
윤호영이 이때 지옥을 경험했다. 삼성의 속공 시도 과정에서 U파울을 범한 것. 비디오판독 끝에 윤호영의 U파울이 인정됐다. 경기를 잘 해놓고 경기 막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김태술이 자유투 2개 중 1개만 넣었고, 이후 추격하지 못하면서 동부의 승리로 끝났다. 윤호영으로선 가슴을 쓸어내린 막판이었다.
동부는 명확한 교훈을 얻었다. 윤호영이 내, 외곽에서 적극적으로 공격하며 상대에 미스매치에 대한 부담을 안겨야 한다. 삼성은 신장만 볼 때 윤호영 수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없다. 그래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확실히 달랐다. 동부가 도약하려면 윤호영의 적극적인 공격이 필요하다. 이날 기록은 18점 4리바운드 3스틸 1블록.
[윤호영.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