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학원폭력·금수저·SNS…'솔로몬의 위증', 문제작의 탄생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부모의 힘을 등에 업고 군림하는 실세, 벌어진 학원폭력, 이를 은폐하려는 학교, 힘없이 당하는 흙수저. 작은 사회인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문제작이 탄생했다.

16일 밤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극본 김호수 연출 강일수) 1회에서는 정국고등학교에서 벌어진 한 학생의 죽음을 둘러싸고 시작되는 진실게임이 그려졌다.

최우혁(백철민)과 이소우(서영주) 간의 다툼이 벌어졌다. 피투성이가 된 이소우. 그런데 학교는 이를 이소우의 일방적인 학원폭력으로 몰아갔다. 정국고 재단의 법무팀장인 한경문(조재현)은 이소우를 찾아가 "우리 정국고 못지않은 학교를 알아봐줄 수 있다"며 전학을 종용했다. 정국고에서 실력자의 아들인 최우혁을 건드는 것은 곧 강제전학을 의미했다.

수많은 학생들이 이 다툼을 목격했지만 그 누구도 선뜻 증언에 나서지 못했다. 고서연(김현수)도 마찬가지였다. 증언 또한 최우혁에 맞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침묵한 가운데 이소우는 자신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는 날,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에게 손가락 욕설을 날린 뒤 학교를 떠났다.

이소우가 등교 거부를 시작하고 2주 뒤, 그는 눈 내린 학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을 발견한 것은 배준영(서지훈)과 고서연이었다. 학교 측은 빠른 속도로 이 사건을 우울증을 앓고 있던 이소우의 자살로 마무리하려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익명으로 이용하는 SNS에는 이소우가 자살이 아닌, 최우혁에게 타살을 당한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소우 사건이 자살로 종결되려는 순간,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고발장이 곳곳에 날아왔다. 익명의 고발자는 "이소우는 자살한 것이 아닙니다. 최우혁이 이서우를 학교 옥상에서 밀어 떨어트렸습니다. 제가 사건의 목격자입니다"고 말했다.

첫 방송된 '솔로몬의 위증'은 '풋풋하다'는 표현보다 '살벌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대한민국 학교와 학생의 현실을 생생하게 폭로했다. 부조리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학교의 명성을 위해, 혹은 학부모가 가진 권력에 따라 눈을 감고 마는 학교 관계자들의 모습은 최근 어수선한 시국 속에 드러난 교육계의 모습과 맞물려 씁쓸함을 자아냈다.

또 친구의 죽음을 접한 뒤 슬퍼하기보다 "자살이면 우리 학교는 망하지. 이게 소문이 나면 수준 낮은 애들이 입학을 할 거고, 3년 뒤에는 걔네들이 대학에 가게 되잖아"고 반응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러한 뒷이야기들이 익명의 SNS 공간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는 점 또한 요즘 청소년들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었다.

죽음과 은폐, 폭로로 이어지는 파격적인 전개로 문을 연 '솔로몬의 위증'이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남기는 작품으로 남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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