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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MD인터뷰②] 백보람 "'이아바' 출연, 욕 안 먹어 본 건 처음"

시간2016-12-17 08:10:48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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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백보람 때문에 망했다,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았어요.”

그동안 예능인 백보람만 알고 있던 사람이라면 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를 추천한다. 전편을 다 볼 시간이 없다면, 콕 짚어 마지막회만 봐도 좋다. 그 한 회만 보더라도 완연히 배우가 된 백보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

“처음 ‘이.아.바’에 들어가기로 하고 목표를 가진 게 있어요. ‘이 흐름을 방해하지 말자’, ‘내가 튀어 보이는 것 보다는 묻어나고 싶다’고 생각했죠. 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했고요. 제가 6회부터 등장하는데 1회부터 쭉 보니 그 마음이 더 강해지더라고요. 정말 제가 데뷔했을 때보다 더 떨렸어요. 제가 처음 등장하는 날, 집에서 혼자 보는데 심장이 너무 뛰었어요. 너무 훅 지나가기는 했지만 다시 보기로 보고, 또 보고 계속 그랬어요. 주변 사람들 이야기도 들어보고요. ‘백보람 때문에 망했다’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았어요. 그거 하나였던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백보람이란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다고. 그동안 쌓여진 예능 이미지도 있고 이 탓에 선입견을 가진 시청자가 존재할 수 있는 만큼, 흐름이 끊기지 않게, 극에 묻어났던 자신의 모습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이.아.바’에서 백보람은 김희원의 내연녀로 활약했다. 드라마 초반 김희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인 옴므파탈 모습부터 후반부 남편에게 버림받고 가난뱅이가 된 부잣집 사모님까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내숭은 기본, 김희원과 달달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끝에 가서는 악다구니를 쓰며 싸우는 모습 등을 연기했다. 하지만 주인공들처럼 초반부터 찬찬히 감정과 사건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라 단시간에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주요 인물들은 그걸 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시청자도 같이 무르익지만 저희는 한 신 안에서 다 보여줘야 해요. 이제는 그런 게 약간 적응이 된 것 같아요. (웃음) 잘 못하면 두 번의 기회가 없으니 ‘이 신 안에서 실수를 하면 안 된다’고 다잡죠. 이것저것 많은 생각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만 하자고 생각했어요. 김희원 선배님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처음으로 눈 화장도 안 했어요. 당시 멀끔한 옷을 가져다주셔서 이거 말고 늘어진 걸로 달라고 말씀드리기도 하고. 예전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제는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백보람은 상대역 김희원에 대한 고마움도 내비쳤다. 더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건 김희원 덕분이기도 했다. 초반에는 베테랑 연기자와의 호흡에 혹시나 자신이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했지만, 김희원의 배려 덕분에 편하게 자신의 역할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김희원 선배님께서 카리스마가 있으시잖아요. 그런데 티를 안 내세요. 알던 오빠처럼 해주시니까 부담이나 걱정도 덜게 됐고, 선배님과 함께 하게 돼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기술적인 면에서도 카메라 동선 등 제가 그런 것까지 다 못 볼 수 있는데 선배님께서 다 알아서 잡아주시니까 전 제 연기만 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며 김희원 선배님께 많이 배웠어요. 모니터 하면서도 공부가 많이 됐고요.”

‘이.아.바’의 김석윤 PD도 고마운 사람이다. 지적보다 칭찬에 더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백보람에게 김석윤 PD는 최고의 파트너나 다름없었다. 백보람은 김 PD가 미팅 때부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호흡도 척척 맞았다고 전했다. 촬영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예능을 할 때도 전 칭찬 받았던 예능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예능을 하게 된 것도 공채가 아니었어요. 정찬우 씨가 한 번 도와달라고 해서 나간 거라 그 쪽 세계를 잘 몰랐죠. 재능 있으신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반면 전 그걸 못 쫓아가고 있는 것 같고 시청자뿐 아니라 작가, PD 등 그 분들이 만족할 만한 뭔가가 있을 텐데 제가 시원하게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들이 들었어요. (예전부터 꿈꿔왔던) 연기는 연습할 시간도 있고 잘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기회가 많이 오지 않더라고요. 작은 역이라도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고, 그 시간들을 우울하지 않게 이겨냈어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로 하기 보다는 ‘기회가 오면 좀 더 잘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죽기 전에는 한 번쯤 연기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기도 했고. 이번에는 아는 작가 분들께서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지인들도, 시청자 분들도 그렇고 아직까지 욕을 안 먹어 본 게 처음인 것 같아요. (웃음)”

백보람은 최근 막을 내린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외에도 SBS 아침 일일 드라마 ‘사랑이 오네요’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16일 ‘사랑이 오네요’가 종영하며 올해 출연한 모든 작품을 마무리하게 됐다.

“12월은 좀 쉴 것 같기도 해요. 내년에 만약 기회가 온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 백보람.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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