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슈퍼루키의 데뷔전. 박지수에겐 운수 나쁜 날이었다.
한국 여자농구를 향후 15년간 이끌 특급신인 박지수. 전체 1순위로 KB에 지명됐지만, 18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발등 부상과 재활로 데뷔전이 미뤄졌다. 이주연(삼성생명)과 지염둥이 김지영(KEB하나은행)이 WKBL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걸 지켜봐야 했다.
박지수는 15일 농구인 송년회에서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수상했다. 몰려든 기자들에게 작심한 듯 "데뷔가 늦었지만, 신인상을 꼭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건방진 게 아니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은 승부욕이었다.
안덕수 감독은 예고대로 17일 우리은행과의 홈 경기에 박지수를 데뷔시켰다. 몸 컨디션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려 시즌 막판,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풀타임 주전으로 키우겠다는 게 안 감독과 KB의 계획이다.
박지수는 1쿼터 6분3초전 정미란 대신 투입됐다. 예상을 깨고 빅맨 카라 블렉스턴과 더블포스트를 형성했다. 공수전환이 늦어질 게 우려됐지만, 안 감독은 승부를 걸었다. 우리은행의 도움수비를 유발, 외곽포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
매치업 상대는 국가대표센터 양지희. 박지수는 경기초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부분, 특히 파워가 떨어지는 부분에 대한 우려를 딛고 괜찮은 활약을 했다. 1쿼터 4분37초전 우중간에서 공을 잡자마자 양지희를 앞에 두고 중거리슛을 림에 꽂았다. 데뷔 첫 득점.
양지희 역시 무릎, 허리 부상 이후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박지수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박지수는 스위치디펜스 상황서 존쿠엘 존스와도 매치업했다. 1쿼터 2분50초전 존스에게 들어가는 볼을 스틸하기도 했다.
그러나 KB는 박지수의 가세로 탄력을 받지 못했다. 극심한 저득점 게임서 시간이 흐를수록 주도권을 우리은행에 내줬다. 우리은행은 점점 수비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하프코트 프레스를 시작했다. KB는 그럭저럭 잘 대처했지만, 지속적으로 볼 캐치 실수,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우리은행에 주도권을 넘겨줬다. 우리은행은 늘 그렇듯 수비 성공 이후 역습에 능한 컬러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존쿠엘 존스는 박지수보다 단 2~3cm 크지만, 몸 상태와 운동능력 등에서 박지수보다 한 수 위였다. 존스는 박지수를 상대로 연이어 점수를 만들었고, 리바운드를 따냈다. 박지수는 3쿼터 종료 8분4초전 존스의 골밑 공격을 한 차례 블록했지만, 사기를 꺾는 건 무리였다. 우리은행은 박지수에게 내줄 리바운드는 내줬지만, 따내야 할 리바운드는 꼭 따냈다. 존스를 앞세워 점점 점수 차를 벌렸다. KB는 플레넷 피어슨이 존스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피어슨을 앞세워 추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우리은행은 15일 신한은행을 상대로 시즌 처음으로 졌다. 개막 13연승이 끊겼다. 단독선두 독주체제는 변함 없다. 그러나 승리 이상으로 좋은 경기내용을 강조하는 위성우 감독 특성상 우리은행 선수들은 패배 다음 경기서 평균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날 내용상 빼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신한은행전과 같은 느슨함은 없었다. KB로선 반사이익을 누릴 수 없었다. 결국 우리은행의 59-41 완승.
박지수는 데뷔전서 25분41초간 4점 10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좀 더 오래 뛰었고, 선전했다. 게임체력도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가능성을 실전서 그대로 보여줬다. 다만, 데뷔전 상대가 너무 강했다. 박지수에겐 운수 나쁜 날이었다. 박지수보다 존스가 좀 더 위력적이었다. 그리고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박지수(위), 존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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