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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영환이가 요즘 영 안 풀리네요."
LG 김진 감독은 18일 삼성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슛 감각이 무딘 김영환을 걱정했다. 김영환은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17일 오리온과의 홈 경기서 15점을 올렸으나 그날까지 3점슛을 무려 20차례 연속 실패했다. 결국 3점슛 성공률이 18%(16/89)까지 떨어졌다. 김 감독은 "슛이 들어가지 않으니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졌다"라고 했다. 오리온전 막판 결정적인 수비 에러가 있었다.
LG는 제임스 메이스와 마이클 이페브라의 팀이다. 두 사람의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해줘야 할 세컨드 옵션이 김영환과 김종규다. 김종규는 메이스, 이페브라를 살려주면서 보조 역할을 충실히 한다. 수비에서도 무게감이 있다. 그러나 김영환은 외곽포 침묵으로 전반적으로 팀 공헌이 떨어졌다.
더구나 LG는 김영환의 백업이 마땅치 않다. 본래 골밑보다 외곽 무게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날 전까지 3점슛 성공률 29.2%로 리그 최하위였다. 김 감독도 "그게 고민이다. 조상열에 정인덕까지 대기시켰다. 양우섭을 빼고 안정환을 오더에 넣었다"라고 했다. 이 부분은 LG의 아킬레스건이다.
어쨌든 김영환의 외곽포가 절실한 상황. 필요할 때 터졌다. 경기는 예상대로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제임스 메이스의 득점 경쟁으로 진행됐다. 김영환은 1쿼터에 스틸과 속공 득점 외에는 잠잠했다. 그리고 2쿼터 3분5초전. 박인태의 패스를 받은 김영환이 우중간에서 3점포를 터트렸다. 37-37 균형을 깨는 한 방이었다. 김영환은 1분3초전에도 좌중간에서 3점포를 꽂았다. 6점차로 달아난 한 방이었다. LG는 이때 잡은 5점 내외의 리드를 바탕으로 3쿼터에 조금 더 달아났다. 경기 흐름상 꽤 중요한 두 방이었다.
또 하나. 신인 박인태의 덩크슛 3방도 인상적이었다. 김종규의 백업으로 뛰는 박인태는 2쿼터 8분37초를 앞두고 처음으로 투입됐다. 김종규가 힘이 좋은 마이클 크레익과 매치업되는 상황. 김 감독은 김종규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박인태에게 크레익 수비를 맡겼다. 그리고 다른 국내선수나 마이클 이페브라가 순간적으로 트랩을 들어갔다. 이때 빠져나가는 패스는 로테이션으로 최대한 커버했다. 임동섭에게 한 차례 3점포를 맞았으나 큰 데미지는 없었다.
박인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공격까지 해냈다. 세 차례 강력한 덩크슛이 LG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2쿼터 7분17초를 남기고 속공 상황서 이페브라의 패스를 받은 박인태가 강력한 덩크슛을 꽂았다. 역전 득점. 2쿼터 18초를 남기고도 이페브라의 스틸에 이어 박인태의 속공 덩크슛이 터졌다. 속공 가담이 좋은 박인태의 장점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박인태는 79-63으로 앞선 경기종료 6분45초전에도 골밑에서 한상혁의 패스를 받아 덩크슛을 꽂았다. 삼성의 사기를 꺾는 강력한 한 방이었다.
LG는 메이스의 32점에 힘입어 2위 삼성을 91-78로 꺾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김영환의 3점포 부활과 박인태의 강렬한 덩크슛 3개가 있었다. 볼을 끄는 시간이 길었던 이페브라의 도움에 의해 박인태의 덩크슛이 나온 부분도 의미가 있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속공 득점과 마이클 크레익의 골밑 득점, 트랩 수비에서 파생된 외곽포를 내주는 것도 감수했고, 성공했다. LG로선 기분 좋은 1승이었다. 6강 경쟁을 펼치기 위해 국내선수들의 순도높은 활약이 필요하다.
삼성은 시즌 처음으로 연패했다. 최근 4경기 1승3패로 하향세. 16일 동부전과 마찬가지로 전반전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사소한 실책이 잦았고, 강력한 골밑을 뒷받침해야 할 외곽포가 결정적 순간에 침묵했다. 다만, 여전히 공수 시스템에 큰 문제가 보이지는 않는 팀이다. 다시 빡빡해지는 스케줄에 맞춰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면(최근 경기가 많지 않았다. 이상민 감독은 경기감각이 살짝 떨어진 측면도 있다고 했다) 다시 치고 올라올 여력은 충분하다.
[김영환(위), 박인태(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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