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SK가 싱글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SK는 최근 2연승으로 침체에서 벗어났다. 2연승 상대도 상위권의 KGC, 오리온이었다. 특히 코트니 심스를 내보내고 제임스 싱글턴을 영입한 게 주효했다. 싱글턴 영입과 최준용의 복귀로 전력을 정비했다.
심스는 제공권에 강점이 있는 정통 센터다. 그러나 득점할 수 있는 루트가 로 포스트로 제한됐다. 결정적으로 몸 싸움에 능하지 않았다. 그리고 느렸다. 김선형을 앞세운 빠른 트랜지션 농구에 적합하지 않았다. 결국 SK에 융화되지 못했다.
싱글턴은 만 36세로 나이가 적지 않다. 머레이주립대를 나왔고, NBA에서 6시즌간 뛰었다. 최근까지 중국에서 경기에 나섰다. 신장은 심스보다 5cm 작은 2m. 내, 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한 포워드다. 전성기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높이와 스피드를 동시에 갖췄다.
영리하다. 그리고 팀에 융화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김선형은 "싱글턴이 팀에 적응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 경기 후 전력분석팀을 통해 자료를 받아서 다음 경기를 미리 준비하는 자세도 좋다"라고 했다.
보통 외곽공격력을 갖춘 외국선수들은 습관적으로 외곽으로 나오려는 경향이 있다. 볼을 끄는 시간이 긴 케이스도 있다. 그러나 싱글턴은 팀에 철저히 맞춘다. 외곽공격 비중을 낮췄다. 그리고 김선형과의 2대2를 통해 농구를 쉽게 풀어가는 타입이다. 구랍 31일 오리온전 결승득점 역시 스크린을 걸어주고 로 포스트로 빠져서 김선형의 패스를 받아 만들어냈다.
문 감독은 싱글턴에게 철저히 5번 역할을 맡긴다. 확실한 리바운더가 없는 팀 사정을 감안한 조치다. 리바운드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돋보인다. 4경기서 평균 12.5개를 걷어냈다. 위치선정능력이 좋다. 자신보다 조금 큰 상대에게도 쉽게 밀려나지 않는다.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이 버틴 KGC를 상대로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건 의미가 있었다.
스피드가 좋아 연이어 스크린을 걸어주는 것도 장점이다. 그동안 SK 농구는 단발공격이 많았다. 외국선수가 국내선수에게 스크린을 착실히 걸어주는 것만으로 팀 농구는 크게 강화된다. 문 감독은 "심스는 느려서 한번 스크린을 걸면 다시 걸어주기 위해 나오는데 시간이 걸렸다. 싱글턴은 2~3번 연속 걸어줄 수 있다"라고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SK 공격의 유기성이 크게 살아났다. 수비에서도 스위치를 통한 외곽 견제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싱글턴이 심스보다 SK 농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훨씬 많이 미친다. 큰 부작용 없이 3~4경기만에 SK에 시너지효과를 냈다. 문 감독은 싱글턴의 역할을 조금 확대하면서 자연스럽게 테리코 화이트에 대한 의존도도 낮췄다. 싱글턴 역시 화이트가 있으니 체력적 부담도 크지 않다. 결국 SK 농구의 다양성이 극대화됐다. 적어도 지난 2경기서는 과거의 단조로운 공격과 수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문 감독은 "앞으로 3경기서 2승1패를 하는 전략으로 나설 것이다. 그렇게 시즌을 치르다 보면 중위권 순위다툼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핵심은 싱글턴이다.
[싱글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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