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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2016 신인 드래프트가 임박했을 때만 해도 경희대 졸업예정자 김철욱(25, 202cm)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주를 이뤘다. 무릎수술 때문에 졸업을 1년 미뤘고, 이 탓에 한창 성장할 때에 비해 주가도 떨어졌다.
세간의 평가를 뒤집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철욱은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안양 KGC인삼공사의 백업 빅맨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철욱은 올 시즌 9경기에서 평균 2분 55초를 소화했다. 그리 많은 출전시간은 아니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출전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실제 1라운드 1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철욱은 2라운드 4경기에 투입됐고, 3라운드에는 KGC인삼공사가 치른 7경기 가운데 4경기를 소화했다. 오세근이 꾸준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최우선 과제인 KGC인삼공사로선 반가운 부분일 터.
김철욱 역시 “내가 좋아하는 (오)세근이 형과 같은 팀에서 뛰고, 배울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 아직 신인이라 많은 시간을 소화하진 못하고 있지만, 세근이 형에게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김철욱에게 오세근은 ‘제일 존경하는 선배’다. 오세근은 중앙대 재학시절 모교 제물포고에서 교생실습을 한 바 있는데, 당시 오세근과 인연이 닿았던 선수가 김철욱이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세근이 형이 유니폼, 농구화도 챙겨주셨다”라고 운을 뗀 김철욱은 “학교 선배라는 것을 떠나 농구를 잘하시지 않나. 그래서 세근이 형은 내가 제일 존경하는 선배”라며 웃었다.
프로에 데뷔하기 전까지 탄탄대로만 걸었던 건 아니다. 김철욱은 경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5년초 무릎수술을 받아 졸업을 1년 미뤘다. 로터리픽 후보로 드래프트를 앞둔 시기였기에 마음고생도 컸을 터.
“그땐 정말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라고 운을 뗀 김철욱은 “참아가면서 뛰고, 프로에 와서 수술을 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연골이 닳아서 도저히 운동을 할 수 없었다. ‘수술 없이 드래프트에 나왔으면 좋은 순위로 뽑혔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주가가 떨어진 김철욱은 2016 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지명됐다. 스스로도 예견했던 바다.
김철욱은 “수술 후 대학리그를 치르며 능력,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실력은 나중에 회복되면 보여줄 수 있다’라며 마음 편하게 받아들였다. 5순위까지는 생각도 안 했다. 6~8순위를 예상했는데, 다행히 KGC인삼공사에서 나를 뽑아주셨다”라고 말했다.
김철욱은 한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무릎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자신하고 있다. 85~90% 컨디션이 회복된 상태라고 한다.
김철욱은 “탄력이나 힘을 많이 끌어올렸다. 무릎은 전혀 안 아프고, 붓기도 없다. 지금은 몸이 굉장히 좋은 상태다. 나는 회복세가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철욱은 지난달 13일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서 풋백 덩크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김철욱의 현재 컨디션을 알 수 있는 단편적인 예였다.
김철욱은 더불어 “1분이라도 기회를 주신다면, 코트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닌 팀이나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 욕심 부리지 않고, 형들이 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어주며 팀이 우승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철욱.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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