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2년차 포워드 한희원(24, 195cm)이 영점을 잡았다. 선두 탈환을 노리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믿는 구석 가운데 하나다.
한희원은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20경기에 출전, 평균 11분 4초 동안 2.2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인천 전자랜드에서 뛰었던 2015-2016시즌(평균 18분 39초 5.3득점 1.8리바운드)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장기인 3점슛이 살아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희원은 2015-2016시즌 종료 후 경희대 선배 박찬희와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한희원과 박찬희의 트레이드는 확정, 발표가 되기 전에도 무성한 소문이 떠돌던 ‘썰’이었다.
당사자도 모를 리 없었다. 한희원은 “소문으로만 듣고 있었는데, 유도훈 감독님이 미팅에서 ‘다른 곳으로 가게 됐다’라고 하시더라. 실제로 들은 후 섭섭한 마음도 들었지만, 유도훈 감독님이 ‘프로의 세계에선 어쩔 수 없다. 양 팀 모두 잘됐으면 하며 택한 변화’라고 하셨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KGC인삼공사는 양희종, 이정현을 비롯해 문성곤, 전성현 등 포워드 자원이 풍부한 팀이다. 한희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한희원은 이로 인해 시즌 초반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시즌 개막 후 3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고, 당연히 힘들었다. 감독님이 ‘1라운드는 패턴을 모르니 보고 배워라. 2라운드부터 5분이라도 선발 기회를 주겠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만 믿고 기다렸다.” 한희원의 말이다.
한희원의 강점은 슈팅이지만, 출전시간이 들쭉날쭉한 가운데 슈팅능력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과제였다. 실제 한희원은 2라운드까지 15경기 평균 11분 14초 동안 1.8득점 3점슛 0.3개에 그쳤다.
한희원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 건 3라운드다. 한희원은 3라운드서 평균 10분 35초 동안 3.4득점 3점슛 0.6개를 기록했다. 출전시간은 줄었지만, 대부분의 기록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무엇보다 순도가 높아졌다는 게 눈에 띈다. 2라운드까지 3점슛 성공률이 17.5%에 그쳤지만, 3라운드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0%다. 한희원은 무리한 슛 시도가 줄었고, 4쿼터에 추격 또는 달아나는 3점슛을 터뜨리며 KGC인삼공사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한희원은 “5분 정도만 뛰면 감각을 찾는 게 애매하다. 10분 정도 꾸준히 출전하니 요새는 뭐라도 나오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김승기 감독도 한시름 덜었다. 김승기 감독은 KGC인삼공사가 승승장구하는 와중에도 “문성곤, 한희원, 전성현이 터져줄 때가 됐는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던 터.
한희원은 “감독님이 운동 시작할 때, 끝날 때도 3명을 불러 모아서 ‘너희가 터져야 한다’라는 얘기를 하셨다. 꼭 공격이 잘되는 것만 얘기하신 게 아니다. 수비, 리바운드로도 팀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라고 말했다.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 2순위로 선발된 문성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도 자극제가 되진 않을까. 이에 대해 묻자 한희원은 “(문)성곤이가 수비는 확실히 낫고, 그 부분을 많이 살펴보긴 한다. 서로 대화도 많이 하는데, 같은 팀이니 일단 이기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희원은 이어 “나나 성곤이는 슛보다 수비가 중요하다. 성곤이의 반칙이 많아지면 내가 뛰는 만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양)희종이 형, (이)정현이 형에게도 배운다.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고 악착같이 따라붙는데, 형들은 수비 노하우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신다”라고 덧붙였다.
한희원이 가장 최근 우승을 경험한 건 경희대 1~2학년 시절이다. 당시 경희대는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등 이른바 ‘BIG.3’를 앞세워 각종 타이틀을 휩쓴 바 있다.
한희원은 이에 대해 “그땐 선배들이 다 만든 우승이다. 이제는 나도 소속팀이 우승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전자랜드에 있을 때만큼 출전시간을 받을 순 없겠지만, 팀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희원.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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