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로미오와 줄리엣' 동현 "돌연변이 로미오 당황, 호기심 있었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룹 보이프렌드 동현이 로미오로 분했다. 헌데 우리가 알고 있는 로미오와는 조금 다르다. 줄리엣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은 같지만 모습이 다르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속 동현은 돌연변이다.

동현이 출연중인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올해로 서거 400주년을 맞는 셰익스피어의 동명 작품의 플롯을 차용하여 각색한 작품으로 핵전쟁 이후 생겨난 돌연변이와 인간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창작 뮤지컬이다.

극중 동현은 떠돌이 돌연변이 소년으로 줄리엣을 만나 사랑에 빠진 후 존재 이유를 찾는 로미오 역할을 연기한다.

동현은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다”고 운을 뗐다.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는 소년이 아닌 낯설고 거친 돌연변이였으니 당연하다.

“많이 읽어봤어요. 기존에 박혀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미지가 있어서 완벽히 이해하는데 좀 어려웠죠. 기존의 틀 자체가 있고, 또 기존의 명장면들이 있는데 그것조차도 많이 변형돼 있으니까요. 솔직히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 느낌을 찾기는 좀 힘들고 충격 받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있던 러브스토리나 틀 자체는 있기 때문에 굉장히 신선하게 볼 수 있어요.”

낯설고 어려웠지만 분명 작품에 끌린 이유는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다”고 밝힌 동현은 “이걸 도대체 어떻게 구현해낼까 하는 호기심부터 빠져들게 됐다”며 “이후에는 로미오의 캐릭터 방향성을 잡으며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돌연변이 특징을 잡는 게 제일 오래 걸렸어요. 무대 동선을 짜거나 연기 합을 맞추거나 안무를 배우거나 이런 것들보다도 고민이 컸고 어려웠죠. 로미오 역 세명이서 굉장히 많은 얘기를 하면서 성향에 맞게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어 갔어요. 저 같은 경우 ‘웜 바디스’ 주인공 분위기를 갖고 가려고 했어요. 사실 비주얼적으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현실에 없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파란색 렌즈를 낀다거나 메이크업에 신경을 쓰면서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했어요.”

평소에도 현실에 없는 캐릭터를 선호하기 때문에 돌연변이 로미오는 동현에게 딱 맞는 캐릭터였다. 그는 “성향 자체가 이 세계에 없는 캐릭터에 많이 끌린다”며 “이전에는 나를 투영시킬 수 있고 그냥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 있어서 어딜 가나 있는 캐릭터들이 연기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이런 캐릭터에 대한 갈망이 좀 있었다”고 고백했다.

“원했던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고, 주변에서 잘 맞는다고 하니까 희열이 있더라고요. 어울린다고 하고 팬분들도 좋아해주시니 저도 좋죠. 사실 이 캐릭터를 잡는데 있어서 방황도 많이 했어요. 나를 투영시킬 수가 없더라고요. 하나하나 만들어야 되니까 목소리 톤도 다 바꿨어야 했고요. 공연 올라가기 전까지도 진짜 많이 고민했어요. 근데 또 그게 매력이던데요?”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팀은 거의 원작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그렸다. 찾아보면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지만 굳이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만큼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과는 다른 특이한 작품이었다.

“연기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냥 나 자신을 투영하면 되게 쉬운데 그걸 전혀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그런걸 다 연구하고 만드는 게 어려웠죠. 이게 맞는건지에 대한 의심도 있었고요. 그리고 몸 쓰는 게 좀 달라요. 보이프렌드로 활동하면서 안무할 때는 동기부여보다는 내 자신이 어떻게 하면 더 어필이 되고 멋있을까를 생각하는 반면에 뮤지컬에서는 내 안에 동기가 있어야 해요. 그게 없이 나 자신만 어필할 때는 좀 어색해 보일 수가 있죠. 그래서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시간 150분. 오는 3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MD인터뷰②]에 계속

[보이프렌드 동현.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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