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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한국 여권을 원한다.”
삼성 외국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8, 199cm)가 농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라틀리프는 지난 1일 전주 KCC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를 마친 직후 “한국 여권을 원한다”라는 말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귀화를 원한다는 의미다.
라틀리프는 KBL 5년차를 맞은 ‘한국형 외국선수’다. 빅맨으로서 신장은 낮지만, 힘과 트랜지션 능력을 겸비해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다. 울산 모비스 시절에는 3시즌 모두 우승을 경험했고, 올 시즌에는 삼성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고 있다. KBL 통산 240경기에서 평균 17.1득점 9.4리바운드 1.4블록을 남겼다.
삼성 관계자들 역시 인터뷰를 통해 라틀리프의 귀화 의지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민 감독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은 최근 라틀리프와 면담을 가졌고, 이를 통해 라틀리프의 굳은 의지를 확인했다.
삼성 관계자는 “라틀리프가 생각을 들어봤고, 귀화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라고 말했다.
라틀리프는 이미 세계 각국 농구선수들의 프로필이 업데이트되는 사이트 ‘유로바스켓’에서 국가 항목을 ‘미국/한국’으로 표기했다. “유로바스켓은 에이전트나 본인이 아니면 프로필을 못 바꾼다”라는 게 농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귀화에 대한 라틀리프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관건은 방식이다. 현재로선 특별귀화를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법무부는 지난 2010년 체육, 문화, 예술 등 각 분야별 우수 외국인재를 국적심의회의 심사를 통해 복수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국적법을 개정했다. 문태종(오리온), 문태영(삼성), 김한별(삼성생명)이 이와 같은 절차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례다.
일각에선 첼시 리(前 KEB하나은행)의 ‘사기극’이 라틀리프의 특별귀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첼시 리는 자신을 한국계 혼혈이라 소개하며 WKBL에 데뷔했지만, 지난해 외국선수임에도 서류를 조작한 게 탄로나 농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첼시 리는 서류 조작이라는 위법을 저지른 선수인 만큼, 라틀리프와는 상황이 다르다. 라틀리프는 외국선수로 데뷔했지만, 한국에서 뛰는 게 좋아 귀화를 고려하는 선수다. 같은 잣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최정상급 외국선수로 꼽히고 있는 라틀리프는 귀화 발언 덕분에 더더욱 ‘뜨거운 감자’가 됐다. 애런 헤인즈는 지난 2014년 대한농구협회 차원에서 귀화를 추진했지만, 끝내 난관을 넘지 못했다. 이와 달리 라틀리프의 귀화 절차는 가속화될 수 있을까.
[리카르도 라틀리프.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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