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4일 도곡동 야구회관. 코칭스태프 회의를 마친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날 김 감독의 발표 내용 중 하나는 바로 메이저리거 내야수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이었다. 애초 강정호는 음주운전 파문으로 WBC 대표팀 하차가 유력했다.
김 감독은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와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 역시 WBC 참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추신수는 지난 해 부상자 명단에만 4차례 등재되면서 48경기 출장에 그쳤다. 고액연봉자이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전력이 있는 추신수를 텍사스에서 WBC에 흔쾌히 내보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김 감독은 "고액연봉자가 수술을 해서 재활을 했기 때문에 구단이 자체적으로 관리하기를 원한다. 들리는 말로는 구단 쪽으로 무게가 많이 실리고 있다고 한다. 본인은 나가고 싶은데 구단에서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부상도 없고 WBC 출전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으나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2년차라는 점에서 불참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감독은 "본인도 뛰겠다고 했으나 구단은 아마 말리고 있는 모양이다. 출전을 강행하면 (입지가) 곤란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전했다.
이러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아무도 못 나올지도 모르겠다. 대표팀의 일원인 이대호(35)는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런데 WBC의 개최 시기, 각 선수들이 처한 입장 등을 고려하면 이들의 불참도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가 한창인 시기에 대회가 열리니 구단들의 반발이 심하고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부상, 입지, 사고 등으로 출전이 곤란한 상황이다.
물론 최상의 전력을 갖춰야 하는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오죽하면 예비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재차 언급되고 있을까. 당초 선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깰 수도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칙을 깨면서까지 선발을 해야 할까.
"지난 WBC 대회에서도 여러 문제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번 대표팀은 너무 힘들다"는 김 감독의 한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풍년인데 'WBC 드림팀' 구성은 멀어지고 있다.
[추신수(왼쪽)와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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