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동근(모비스)이 화려하게 컴백했다. 모비스도 확 달라졌다.
모비스는 예고대로 7일 삼성과의 홈 경기에 양동근을 출전시켰다. 약 2개월 반만의 복귀. 경기 전 유재학 감독은 "선발라인업에 넣었다. 20~25분 정도 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실제 양동근은 33분10초간 뛰었다. 3점슛 2개 포함 13점 6어시스트 2리바운드 1스틸. 모비스는 선두 삼성을 78-71로 누르고 3연패서 벗어났다. 홈 300승을 달성했다. 삼성의 7연승도 저지했다.
복귀전은 예상보다 빨랐다. 최근 유 감독은 "(양동근은) 손목을 좌우로 제대로 돌리지 못한다"라고 했다. 올스타브레이크 직후 복귀가 예상됐다. 그러나 유 감독은 삼성전 직전 "병원에서도 어차피 손목이 단기간에 확 낫지 않는다고 하더라. 동근이도 손목을 돌리는 게 불편해도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양동근은 1~2주 전부터 복귀전을 준비해왔다. 유 감독은 "본인은 얼마 전부터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내 지시만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웃었다. 다만, 그는 "동근이가 개막전(10월22일 전자랜드전, 왼쪽 손목을 다친 날)에 못했다. 그 전부터 운동을 제대로 못했다. 팀 운동을 많이 소화하지 못한 상황서 곧바로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라고 걱정했다.
양동근은 오른손잡이다. 다친 부위는 왼 손목이다. 드리블과 패스에 큰 지장은 없지만, 아무래도 조금 불편할 수 있다. 물론 러닝과 하체운동은 충실히 소화해왔기 때문에 게임체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유 감독 전망이었다.
기우였다. 양동근은 양동근이었다. 2개월 반 동안 결장한 선수가 맞았나 싶을 정도였다. 펄펄 날았다. 팁오프 직후 왼손으로 능숙하게 드리블하며 상대 코트로 치고 들어갔다. 1쿼터 6분59초전 페인트존에서 뱅크슛으로 복귀 신고식을 했다. 5분47초전에는 찰스 로드에게 기가 막힌 랍 패스를 하며 로드의 골밑 득점을 도왔다. 3분8초전에는 김태술의 볼을 스틸한 뒤 속공으로 연결했다. 전준범의 속공 득점으로 이어졌다.
양동근 복귀의 최대 수혜자는 로드였다. 로드는 최근 2~3경기서 주춤했다. 그러나 양동근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패스를 잇따라 넣어주면서 사기가 올랐다. 양동근의 패스를 받아 골밑에서 덩크슛을 터트렸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양동근의 농익은 경기운영으로 함지훈, 로드, 네이트 밀러의 뻑뻑한 동선에 대한 고민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양동근이 정확히 위치를 지정하면서 로드와 밀러가 장점을 살리며 득점력을 높였다. 함지훈도 주로 미드레인지에 위치하다 로드가 외곽으로 나가면 골밑에서 점수를 만들었다.
양동근은 2쿼터 6분55초전 좌중간에서 3점포를 꽂았다. 복귀 후 첫 3점포. 삼성이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의 연계플레이를 앞세워 추격하던 시점이었다. 삼성의 상승세를 끊는 한 방이었다. 3쿼터 초반에도 임동섭에게 3점포를 맞자 곧바로 3점포로 응수했다.
모비스는 3쿼터 중반 15점 내외로 달아났다. 4쿼터에 추격을 당했으나 예전과는 달랐다. 모비스는 5일 LG전을 비롯해 최근 3쿼터까지 잘하다가도 4쿼터에 역전 당한 경기가 적지 않았다. 유 감독은 "리더가 없다"라고 했다. 양동근의 부재를 의미한다.
리더가 돌아온 모비스도 더 이상 4쿼터가 두렵지 않다. 양동근은 3쿼터 종료 4분16초전에 교체, 3쿼터가 끝날 때까지 쉬었다. 그리고 4쿼터에 재투입됐다. 삼성 이관희가 양동근을 강하게 압박했다. 양동근은 4쿼터 시작 1분10초만에 드리블을 하다 턴오버를 범했다. 곧바로 이관희가 3점포를 터트리며 경기 흐름이 묘해졌다. 양동근은 경기종료 6분2초전에도 또 다시 턴오버를 했다.
그러나 양동근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5점 내외의 불안한 리드서 수비에 충실했다. 공격에선 확률 높은 로드를 지속적으로 활용했다. 삼성의 흐름을 끊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기 템포를 늦췄다. 결국 모비스는 삼성의 추격을 따돌렸다.
양동근의 경기력은 앞으로 좀 더 좋아진다. 모비스는 로드, 함지훈으로 이어지는 골밑의 위력, 나아가 특급신인 이종현의 가세로 시너지효과도 누릴 수 있다. 경기를 조율하는 리더 양동근이 돌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공수가 정비됐다. 5위에 위치한 모비스가 시즌 막판 최고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한편, 7년만에 모비스 복귀전을 가진 김효범은 21분42초간 득점 없이 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종료 5분13초전 5반칙으로 퇴장했다.
[양동근.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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