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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변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과 김현수(볼티모어)는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 소속팀에서 FA 자격을 얻는다. 오승환은 1+1년 1100만달러, 김현수는 2년 700만달러 계약을 마치는 시즌. 두 사람은 KBO리그 출신으로는 첫 메이저리거 FA가 된다.
오승환과 김현수를 둘러싼 팀 내 주변환경이 사실상 극과 극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한국인 선수들 중 가장 입지가 탄탄하다. 그 어떤 미국 언론들도 오승환의 올 시즌 활약을 의심하지 않는다.
지난해 76경기 6승3패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라는 성적이 강렬했다. 시즌 중 트레버 로젠탈을 제치고 마무리를 맡은 걸 감안하면 더욱 대단했다. 올 시즌 미국 언론들은 로젠탈을 선발 혹은 불펜, 오승환을 부동의 마무리투수로 분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좌완 브렛 세실도 불펜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오승환이 올 시즌 건강하게 풀타임을 뛰면서 많은 세이브를 따낼 경우 대박 계약도 가능하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불펜 투수들에 대한 대접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롤디스 채프먼이 뉴욕 양키스와 5년 8600만달러, 마크 멜란슨이 샌프란시스코와 4년 62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LA 다저스와 다시 손을 잡은 켄리 잰슨도 5년 80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물론 이들은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들 중에서도 초특급으로 분류된다. 나이도 30대 초반이다. 반면 오승환은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그래도 올 시즌 맹활약할 경우 이들에 버금가는 좋은 계약을 따내지 말라는 법도 없다. 더구나 올 시즌 이후 FA 시장에 나오는 불펜 투수들의 수준이 이번 오프시즌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결국 오승환이 올 시즌 제 기량만 발휘하면 대박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반면 김현수의 출발은 약간 꼬이는 느낌이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볼티모어가 지속적으로 외야수 보강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볼티모어는 최근 왼손 외야수 세스 스미스를 영입했다. 지난해 초반 경쟁했던 오른손 외야수 조이 리카드, 놀란 레이몰드도 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지만, 아네우리 타바레즈도 복병이다. FA로 풀린 작년 주전 우익수 마크 트럼보가 볼티모어와 재계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트럼보를 지명타자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우익수로 뛸 경우 김현수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결국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풀타임 주전 좌익수로 기용하지 않을 분위기다. 기본적으로 벅 쇼월터 감독이 플래툰에 거부감이 없다. 미국 언론들도 김현수의 지난해 좌투수 성적(무안타)을 근거로 제시한다. 물론 기회가 적었지만, 김현수도 왼손 투수들을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현수로선 지난해처럼 실력으로 어려움을 극복, 입지를 넓혀야 한다. 일단 오른손 투수들을 상대로 확실한 인상을 심어준 뒤 왼손 투수를 상대할 기회가 생겼을 때 실적을 내야 한다. 이 부분이 올 시즌 후 FA로 풀리는 김현수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
오승환과 김현수. FA를 앞둔 두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올 시즌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합류 여부도 빨리 결정되는 게 좋다. 시즌 전 스케줄이 정확히 잡혀야 메이저리그 장기레이스에 충실히 대비할 수 있다.
[오승환과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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