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어요."
올 시즌 KGC 이정현이 KBL 최고의 국내선수라는 걸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일단 각종 수치를 보자. 10일 현재 27경기서 평균 17.1점, 2.9리바운드, 5.6어시스트, 1.9스틸을 기록했다. 2010-2011시즌 데뷔 후 커리어하이다. 국내선수 득점 1위에 어시스트, 스틸 5위다.
수치만 놀라운 게 아니다. 이정현의 경기를 살펴보면 기록의 영양가가 높다. 승부처서 직접 경기흐름을 KGC로 돌리는 플레이를 한다. 그리고 오세근과 함께 실질적으로 동료들을 이끈다. 에이스의 덕목을 충실히 이행한다. 그 결과 KGC는 선두권에 위치했다.
조금 이르지만, 정규시즌 MVP도 꿈은 아니다. 물론 선두권의 삼성, 오리온에 팀 공헌이 높고 퍼포먼스가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정현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김승기 감독도 4일 오리온전을 앞두고 "정현이는 KBL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정현의 지금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는다. 아직도 보여주지 않은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정확하게는 지금 코트에서 표출되는 경기력의 약점을 개선하면 완벽한 에이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김 감독은 "자세히 보면 정현이가 경기도중 흥분해서 무리한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라고 했다. 흥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김 감독은 "크게 앞서다가 추격을 당하면 한꺼번에 다시 크게 달아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했다. 주도권이 넘어갔을 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한, 김 감독은 "상대의 반칙성 플레이에 콜이 나오지 않을 때도 흥분한다"라고 했다. 물론 그는 "그런 투지가 있기 때문에 최고의 선수가 됐다. 그러나 지나치면 안 된다.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28일 SK와의 원정경기를 돌아봤다. 당시 KGC는 SK의 연패 탈출 희생양이 됐다. 그는 "지면 안 되는 게임을 졌다. 자세히 보면 정현이가 경기 막판 흥분하면서 무리한 플레이를 했다"라고 했다. 이어 "일부러 빼지 않았다. 내 욕심이었다. 스스로 느끼라고 계속 뛰게 했다"라고 털어놨다.
NBA 슈퍼스타들은 승부처에서 엄청난 폭발력과 동시에 놀랄 정도의 냉정함을 자랑한다.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정도의 특급 에이스들은 승부처서 영양가 높은 플레이를 펼치는 동시에 경기흐름에 따라 동료들을 다독이고 템포를 조절한다.
물론 KBL 에이스들이 심판 특유의 뒤죽박죽한 파울 콜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다. 진정한 에이스는 이런 부분도 스스로 다스리고 극복해낸다. 김 감독은 지금도 잘 하는 이정현이 그 레벨로 올라서길 바한다.
결국 이정현이 더 많은 실전을 겪으면서 느껴야 한다. 만 서른이다. 이제 전성기의 시작이다. 김 감독은 "정현이는 지금보다 충분히 더 잘 할 수 있다"라고 격려했다.
[이정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