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FA시장에서 잠잠했던 한화가 외국인투수 영입에 있어선 통 큰 투자를 했다.
한화 이글스는 10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투수 알렉시 오간도(33)와의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총액은 180만 달러(21억원)다.
180만 달러는 한화가 2016시즌 에스밀 로저스에게 안긴 역대 외국선수 최고액(19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의 계약규모다. 한화가 오간도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투수다.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오간도는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쳤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 통산 283경기(선발 48경기)에 등판, 총 503⅓이닝을 던지며 33승 18패 41홀드 4세이브 평균 자책점 3.47을 남겼다. 특히 텍사스 소속이던 2011년에는 29경기에 선발 출장, 169이닝 13승 8패 평균 자책점 3.51로 맹활약했다.
한화 측은 오간도에 대해 “2014년을 제외하면, 메이저리거로서 꾸준히 3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큰 기복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24로 준수하다. 9이닝당 삼진 비율은 7.28개에 달한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오간도는 193cm의 신장에서 내리꽂는 시속 150km대의 직구가 위력적인 투수다.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할 수 있어 텍사스 시절을 비롯해 최근까지도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소화했던 투수다.
관건은 몸 상태다. 오간도는 2013시즌 선발로 18경기에 등판했지만, 이후 3시즌은 127경기 모두 불펜투수로 나섰다. 당장 과욕을 부리면,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로선 오간도가 선발투수로 롱런할 수 있도록 꾸준히 등판 간격을 조정해주고, 무리한 이닝 소화로 과부하에 걸리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실제 한화는 로저스를 통해 뼈저린 경험을 한 바 있다. 뉴욕 양키스에서 뛰다 2015시즌 중반 쉐인 유먼의 대체외국선수로 한화에 합류한 로저스는 KBO리그 최초로 데뷔 이후 첫 2경기에서 완투승을 따낸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그만큼 위력적인 직구를 지닌데다 수 싸움에도 능한 투수였다.
하지만 이후 지나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게 발목을 잡았다. 로저스는 2015시즌 10경기에서 총 75⅔이닝을 던졌고, 팔꿈치통증으로 공백기를 가졌던 2016시즌에도 6경기서 37⅔이닝을 소화했다. 결국 로저스는 팔꿈치수술을 받으며 한화를 떠났다.
로저스의 과욕 또는 몸 관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무리한 등판을 제어하지 못한 한화 역시 선수관리라는 측면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화려한 경력이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외국선수는 모름지기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KBO리그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등 극복해야 할 산이 많다.
한화는 일단 기량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오간도를 영입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 오간도 스스로 한국야구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한화의 선수관리도 수반되어야 할 차례다.
[알렉시 오간도.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