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이후광 기자] 1위와 9위의 대결답지 않은 명승부였다. 그러나 4쿼터 집중력의 차이가 결국 승패를 갈랐다.
1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올 시즌 4번째 잠실 더비가 열렸다. 경기 전 객관적인 전력과 최근 기세를 감안했을 때 삼성의 우위가 예상됐다. 삼성은 SK전 3연승, 팀 자체 홈 최다 연승인 1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반면 SK는 최준용과 NBA 출신 제임스 싱글턴이 가세하며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경기 전까지 연패에 빠졌다.
경기에 앞서 삼성 이상민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 SK와의 맞대결에서 1쿼터를 풀어나가는데 고전했다. 3쿼터 득점이 압도적으로 많아 전반전만 잘 버틴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SK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전반전 대등한 양상을 보이다 후반전에 쐐기를 박겠다는 계산이었다.
이에 SK 문경은 감독은 “사실 연습 때의 기량이 실전에 자주 나오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팀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라며 “선수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멤버 구성, 매치업 등으로 봤을 때 상위권도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팀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지난 3라운드 때의 대역전패로 인해 선수들에게 기본을 강조했다”라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막상 경기에 돌입하자 이 감독과 문 감독의 말이 둘 다 경기에서 실현됐다. 양 팀은 1쿼터부터 그야말로 피 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1쿼터가 불안하다는 삼성도, 9위에 처져있지만 상위권과도 대등한 매치업이 가능하다는 SK도 득점에 득점을 거듭했다. 1쿼터 삼성은 슛 감이 좋은 김준일을 앞세웠고, SK는 송창무, 최준용의 궂은일 아래 고른 득점 분포를 보였다.
쿼터가 거듭될수록 볼거리는 풍부했다. 임동섭과 김선형이 치열한 외곽슛 대결을 펼쳤고, 인사이드에서는 각 팀 외인들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다. 마이클 크레익의 패스를 받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원핸드 앨리웁 덩크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3쿼터까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결국 승패는 4쿼터 집중력에서 갈렸다.
문 감독이 우려했던 집중력 약화가 4쿼터 초반에 나왔다. 3쿼터를 한 점 뒤진 채 마친 삼성은 라틀리프의 자유투 2개로 역전을 만들었다. 이후 임동섭의 경기 6번째 3점슛을 앞세워 승부의 추를 서서히 가져왔다. 당황한 SK는 턴오버를 범했고 라틀리프가 곧바로 투핸드 덩크로 격차를 8점까지 벌렸다. 주희정마저 흔들린 수비를 틈 타 사이드에서 외곽포로 힘을 보탰다. 사실상 삼성으로 승기가 넘어간 순간이었다.
SK는 경기 막판 최준용, 변기훈의 3점슛을 묶어 맹추격을 가했으나 이미 4쿼터 초반 갑작스런 삼성의 파상공세에 흔들린 탓에 역전에 실패,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치열했던 잠실더비, 승부는 4쿼터 집중력에서 갈렸다.
[사진 = KBL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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