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는 홈런타자가 아니다."
두산 김재환은 2016년에 타격에 눈을 떴다. 134경기 출전,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 107득점을 기록했다. 두산 타자 최초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 2008년 입단 이후 풀타임 주전으로 뛰지 못한 설움을 한 방에 날렸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에 부임하자마자 김재환을 주목했다. 타구 속도와 비거리가 남다르다고 판단했다. 작년 호주 스프링캠프 때 좌익수 수비를 지시할 정도로 주전으로 활용하고 싶어 했다. 결실을 맺었다.
김재환은 10일 선수단 첫 소집 현장에서 "나는 홈런타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홈런이 하나도 없었다. 철저히 짧게 잡고 때리는 단타 위주의 타자였다. 고3때부터 공에 힘을 실어서 치는 방법을 터득했다"라고 털어놨다.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실전서 표출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도움으로 결국 홈런타자로서의 역량을 극대화했다.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서도 홈런 2방을 날려 NC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생애 첫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거머쥐었다. 그는 "MVP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골든글러브 수상도 꿈만 같다. 내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2016년을 돌아봤다. 김재환은 "작년 한 해는 야구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즌이었다. 팀이 워낙 거침없이 승수를 쌓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야구를 했다. 정말 정신없이 보냈던 한 시즌이었다"라고 했다.
올 시즌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김재환은 "솔직히 올 시즌 목표를 생각하지 않았다. 야구를 하면서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삼지 않았다. 작년에 37홈런을 쳤지만, 40홈런 혹은 2~30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다 보니 37개를 쳤다"라고 했다. 이어 "그저 다치지 않고 무사히 올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건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올 시즌에도 두산이 우승해서 한국시리즈 3연패에 성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올 시즌 대비를 해야 한다. 투수들이 한 방이 있는 김재환을 작년과 똑같은 패턴으로 상대할 가능성은 없다. 김재환은 "작년에 두각을 드러내면서 투수들이 올 시즌에는 대비를 할 것이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도 투수들에게 특별한 준비나 대비를 하지는 않는다. 그저 루틴을 지키고, 나만의 방식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크게 부담을 갖지는 않는다. 김재환은 "작년 성적을 재현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스프링캠프에 가거나 시즌에 돌입하면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중압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원래 소심한 성격이 아니다. 중요한 경기서 타점 찬스가 오면 굳이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심지어 "작년 한국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부담이 됐다. 밥을 먹는데 속이 매스껍더라. 그러나 경기에 들어가니까 긴장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높아졌다"라고 회상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 가족을 위해 야구를 한다. "아내가 셋째 아이를 임신했다. 6월에 출산 예정이다. 이미 쌍둥이 딸이 있다. 이번에도 딸이다. 아내는 내심 아들을 기대했지만, 나는 딸도 좋다. 딸들이 복덩이라고 생각한다. 야구가 한참 풀리지 않았는데 결혼하고 쌍둥이를 낳으니까 작년에 모든 게 잘 풀렸다. 작년에도 딸들이 울거나 말을 듣지 않아서 짜증을 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더라. 반대로 속으로 삼키고 참으면 결과가 좋았다. 확실히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김재환은 "한국시리즈 끝나고 열흘 뒤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나고 12월 14~19일에 부모님을 싱가폴로 모시고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은 체력 훈련 위주로 2016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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