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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허)정은이는 타고난 것 같아요."
KBS 2TV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 기자간담회 당시 배우 오지호는 허정은을 '아빠미소'로 바라보며 찬사를 쏟아냈다. 그 뿐만 아니었다. 제작진도 "연기를 잘 하는 아역은 많지만 정은이는 가만히 있어도 나오는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며 작품의 여주인공을 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유금비(허정은)가 쓴 동화를 9주간 읽은 시청자들도 이제 그 칭찬이 괜한 말이 아님을 알고 있다. '오 마이 금비'의 출연진도, 시청자도 지난 2개월 간 허정은의 마법에 푹 빠져있었다.
'오 마이 금비'는 '니만피크병'에 걸린 유금비가 남은 시간동안 버킷리스트를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금비는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찾아왔고, 그들을 변화시켰다. 병으로 약해지는 와중에도 씩씩함을 잃지 않는 금비의 모습은 랜선 삼촌, 이모들을 웃고 울게 했다.
그런 금비를 연기한 것이 열 살 주연배우 허정은이다. 금비가 가진 아픈 가정사, 그리고 그보다 더 아픈 '니만피크병' 증세를 허정은은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하고 연기해냈다. 첫 등장과 함께 '나쁜 행동'을 하는 어른들을 향해 날린 금비의 일침은 매서웠고, "죽는 게 꼭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아"며 인생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모습은 어른도 쉽게 소화할 수 없는 깊은 연기였다.
'오 마이 금비' 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허정은은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조들호(박신양)의 귀여운 딸을 연기했고,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영은옹주를 연기하며 반전의 카드로 활약했다. 이 작품을 통해 허정은의 가능성을 발견한 제작진은 '국내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연소 타이틀롤'로 허정은을 택했고, 결과는 이제 모두가 알 듯 대성공이었다.
지난해 마지막 날 진행된 연기대상 시상식.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에 허정은은 "송중기 삼촌이랑 드라마 하고 싶어요"라는 어린 아이 다운 당찬 답변을 내놨다. 꿈꾸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나이, 어디까지 성장하게 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나이. 허정은은 이제 겨우 열 살이다.
[허정은.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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