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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인구 승부가 중요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한국 대표팀 전력은 최상과는 거리가 있다. 실질적으로 대표팀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양의지(두산)의 부담도 크다. 수년간 대표팀에서 뛴 강민호(롯데)가 무릎 통증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이번 WBC서 양의지의 비중은 매우 높다.
양의지도 대표팀 경험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최근 몇년간 대표팀 안방은 주로 강민호가 맡았다. 양의지는 2015년 프리미어12서 대표팀 우승을 이끈 경험이 거의 전부다. 양의지는 "나도 대표팀은 딱 한번 한 것이다. 나도 코치님들에게 물어보고 해야 하는데 민호 형이 빠져서 내가 거의 다 뛰어야 할 분위기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양의지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강)민호 형을 만났는데 무릎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 같이 대표팀에 가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라고 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선배들이 은퇴하면서 내게 자리가 생긴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내가 대표팀 주전포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양의지의 투수리드와 볼배합은 이미 리그 최고 수준이다. 투수와 타자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 경기 흐름과 상황에 맞게 이끄는 능력이 일품이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 핵심 원동력이었다. 다만, 대표팀은 두산과는 달리 타자들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심지어 양의지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대표팀 투수들도 배터리 호흡을 맞춘 경험이 많지 않다. 양의지는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본 투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투수도 있다. 내가 투수들에게 빨리 맞춰서 좋은 점을 얻어내야 한다"라고 했다.
그 역시 나름의 구상이 있다. "국제대회서 만나는 외국인 타자들은 주로 빠른 공에 대처를 잘 한다. 대표팀 A급 투수들의 경우 유인구가 좋은 편이다. 유인구 승부가 중요하다. 약점이 보이면 그 공으로 집요하게 승부해야 한다"라고 했다.
몸 컨디션도 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 양의지는 2015년 프리미어12를 소화한 뒤 쉴 새 없이 지난 시즌을 준비했다. 결국 잔부상을 달고 살았다. 그는 "뛸 수도 있었는데 빠진 경기도 있었다. 몸은 충분히 좋은 상태다. 올해는 미리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 작년보다 좋을 것이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작년 11월말부터 조금씩 몸을 만들었다.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헬스장에도 나가고 있다. 운동량을 늘렸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조금 덜 하고 스트레칭 등 유연성을 기르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당연히 예년과는 시즌 준비 루틴이 조금 다르다. 양의지는 "타격연습에도 들어갔다. 예년 같으면 이 시기에는 하지 않는다. WBC 때문에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부담이 된다. 2월 중순부터 경기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평타는 쳐야 한다. 호주(두산 1차 스프링캠프지)에도 빨리 건너갈 것이다. 아무리 못해도 일본에는 가야 한다(WBC 2라운드 진출)"라고 말했다.
자신과 두산의 올 시즌도 내다봤다. 양의지는 "하던대로 할 것이다. 홈런 20개에 타점 7~80개 정도 하고 싶다. 대표팀을 다녀온 시즌이라 여름에 힘들긴 하겠지만, 난 4~6월이 더 힘들다"라고 했다. 이어 "두산은 1~4선발만 건재해도 70승을 거둘 수 있는 팀이다. 올 시즌에도 그 선수들만 해주면 좋은 분위기를 탈 것이다"라고 낙관했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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