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동부의 완승이었다. KGC는 무기력했다.
18일 원주종합체육관. KGC는 11일 모비스전 이후 일주일만에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피로도가 높았다. 14일 가와사키 브레이브 썬더스를 상대로 동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을 치르느라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에 다녀왔기 때문.
김승기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잘 치르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하자고 했다"라면서도 "이럴 때 마음을 놓을 수 있는데"라고 걱정했다. 브레이크를 앞두고 조금 쉬어갈 생각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그보다는 선수들 자체에 피로감이 남아있는 듯했다. 시즌 중 한 농구관계자는 "KGC는 사이먼을 보면 된다. 사이먼이 밖에서 겉도는 날에는 KGC가 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꼬집었다. 실제 이날 데이비드 사이먼은 로포스트에서의 전투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포스트업을 거의 하지 않았고, 미드레인지에서 중거리슛만 던졌다. 수치상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지만, 동부로선 데미지가 거의 없었다.
심지어 오세근과 이정현 등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김 감독도 "발목이 조금 좋지 않다"라고 했다. 동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서도 이들을 거의 아꼈다. 공수 트랜지션 속도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KGC 주축들의 전투력이 떨어지면서 동부는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동부와 KGC의 충돌 지점은 단연 골밑이다. 두 팀 모두 골밑에 강점이 있다. 사이먼과 오세근이 몸 싸움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가 펄펄 날았다. 사실 김영만 감독은 1쿼터 4분42초를 남기고 맥키네스를 넣었다. 벤슨도 초반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뜻.
KGC는 2쿼터 초반까지 김민욱과 오세근이 조금씩 힘을 내며 대등한 승부를 했다. 그러나 동부는 22-22서 김주성이 2쿼터 종료 6분35초, 6분4초를 남기고 연이어 3점포를 터트려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체력이 좋지 않은 KGC는 김주성을 제어하기 위한 1~2발 이동이 버거웠다. 자유투도 연이어 1개씩 흘렸다. 그 사이 동부는 벤슨과 맥키네스가 헐거워진 KGC 골밑을 폭격했다.
동부는 3쿼터에 승부를 갈랐다. 벤슨은 6분15초를 남기고 김주성의 어시스트를 득점으로 연결, 15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골밑에서 완벽히 주도권을 잡은 동부는 외곽 공격도 잘 풀렸다. 이미 KGC의 수비 조직력은 완벽히 무너진 상태였다. KGC가 골밑에 도움을 가는 사이 외곽의 윤호영이 2분44초, 2분17초를 남기고 연이어 3점포를 터트려 64-44로 달아났다. 그리고 맥키네스가 2분3초전 속공을 마무리하면서 추가 자유투를 얻었다. 승부는 이때 갈렸다.
KGC는 완전히 사기를 잃었다. 4쿼터는 완벽한 가비지 타임이었다. 결국 동부의 89-73 완승. 2017년 들어 1패와 1승을 반복하며 기복이 있었지만, 선두 KGC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올스타브레이크를 맞이했다. 결국 동부는 골밑을 장악하면서 외곽에서 적재적소에 한 방이 나와야 한다. 경기 실마리를 푼 것도 3점포,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도 3점포였다.
KGC는 잘 풀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경기력 편차가 큰 편이다. 어느 팀이든 그렇지만 KGC는 강팀 치고 삼성이나 오리온보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쉽게 승부를 놓아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날이 그랬다. 기본적으로 사이먼과 오세근의 골밑 전투력이 너무 떨어졌다. 오세근은 힘을 앞세운 맥키네스의 포스트업을 버텨내지 못했다. 사이먼은 로 포스트로 들어가는 빈도 자체가 낮았다. 그러면서 외곽까지 덩달아 침묵했다. 일본을 다녀온 피로가 깔끔하게 풀리지 않은 듯하다. 물론 정비만 하면 여전히 KBL서 가장 무서운 팀인 것도 사실이다.
[김주성(위), 맥키네스(아래). 사진 = 원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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