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그의 말 하나 하나에는 '내가 아닌, 남 그리고 전체'가 배어 있었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2차 8라운드, 계약금 1500만원을 받고 입단했던 전승윤은 2016년 연봉 1억 3000만원을 받는 SK 주축 불펜투수 전유수로 변해 있다. 전유수 본인 조차 "꿈꿨던 것을 넘어섰다. 예전에는 '1군에서 던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는 넘어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비록 주목을 많이 받지는 못하는 중간계투로 나서고 있지만 그래도 팀에서 중고참급이 됐으며 팀내 입지나 연봉을 봤을 때는 거들먹거려도 어색하지 않은 주변환경이다.
그렇지만 전유수의 말은 대부분 '전체'를 향해 있었다. 단순히 '겸손하게 보이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불펜투수로서 주목을 많이 못 받는 것에 대해 "모르겠다. 주목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특별히 해 본적이 없다. 내 경우에는 인기를 끌기 위해서 하자고 생각한 적은 없다. 팀을 위해서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후 대답도 궤를 같이 한다. 'SK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이라는 물음에도 "내 역할은 누구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팀에서도 필요한 게 있을 것이다. 지금 역할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유수는 "짧고 굵은 것보다는 중간으로 길게 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불펜투수들의 연령대가 높은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젊은 선수들이 못 올라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좋지만 리그 전체로 보면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당사자로서 쉽사리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비활동 기간 훈련에 대한 생각도 한결 같았다. 그는 "1군에 있었던 나 같은 선수들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은 (스프링캠프를) 빨리 시작하면 좋다. 주축 선수들의 경우 원래 (몸 상태가) 늦게 올라오기도 하고 경험도 많아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언제나 '내가 아닌 전체'를 향하는 전유수이기에 돋보이지 않는 중간계투로만 뛰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모른다.
[SK 전유수.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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