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김주혁 "후배들에게 조언? 그럼 연기 망친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데뷔 20년차 배우 김주혁은 하루도 연기 고민을 안 한 적이 없다.

수없이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김주혁은 취재진과 만난 인터뷰에서 "요즘 연기가 재밌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에서 북한의 장교 차기성 역을 맡았다. 그에게 이런 얼굴이 있나 싶을 정도로 '공조' 속 김주혁의 모습은 그동안의 그것과 또 다른 변신이었다.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기억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순간순간 배우들은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 같아요. 배우들이 성향 파악을 잘 하는 것도 그런 관찰력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김주혁은 앞에 앉은 기자를 예로 들며, 나중에 기자 역할이 들어왔을 때를 위해 계속해서 관찰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이 되는 가운데, 자연스러움을 위해서 김주혁은 진짜 그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은 곧 연기파 배우로 연결되는데 김주혁이 그렇다.

"연기 관심은 따로 없었고, 막연히 대학교 때 시작됐어요. 대학 가서 처음 연극을 해보고요. 아버지가 배우라서 어렸을 때부터 배우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어요. 그냥 아버지 직업이 그랬을 뿐이었고 동경을 했었죠. 사람들이 보는 눈들이 많으니까 불편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억눌림이 연기를 하면서 해소가 되는 것 같기도 해요. 배우들 중에는 내성적인 사람이 많아요."

20년이 넘은 연기 인생을 걸어온 김주혁에게 "후배들에게 연기 조언을 해주느냐"고 묻자 곧바로 손사래를 쳤다. 이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는 것이었고 더 커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이렇게 연기를 해라, 이런 것은 절대 안해요. 그러면 연기를 망치는 거죠. 고민하는 방법이나 이 장면의 목표, 큰 것들만 알려줘요. 어려서 생각 못하는 말의 분위기 같은 것들이요. 어차피 제가 말한 게 정답도 아니거든요. 그 순간 그 연기를 사람들 앞에서는 인정 못받을 줄 몰라도, 그걸 경험해봐야 자기 경험이 쌓이는 거예요."

그런 그에게 요즘 눈에 띄는 배우들을 묻자 많다고 말하며,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툭 내뱉는 순수한 배우들이 좋다"라고 털어놨다. 그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후배들의 순수함을 현장에서 볼 때, 저도 많이 배워요. 경험들이 쌓여나가는 모습들이 보이거든요. 사실 연기는, 장면에 대한 분석이나 고민도 많이 하지만 상대 배우를 만나는 것부터가 시작이에요. 그런데 신인들은 남의 것을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입 밖으로 말을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배우들이 좋은 배우들과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거고요."

[사진 = 나무엑터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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