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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기억해, 기억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찬란한 해피엔딩으로 끝맺음을 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에서 도깨비신부 지은탁(김고은)은 도깨비 김신(공유)을 잊지 않으려 급하게 그의 이름을 적었다.
고려시대 무신이었던 김신은 도깨비신부를 만나야만 뽑을 수 있는 몸에 꽂힌 검을 안고 939년을 살았고, 그가 검을 뽑지 않으면 지은탁이 죽는다는 막다른 길에 봉착했다. 결국 김신은 자신이 사랑하는 은탁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자처했고 푸른 빛이 나는 검을 뽑았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스스로 끝내게 됐고, 은탁은 도깨비신부로서의 할 일을 다 하게 된 셈이었다. 이로써 그를 만났던 모든 기억까지 지워지는 상황. 이에 은탁은 급히 수첩과 펜을 꺼내 "기억해, 기억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김신이야. 기억해, 기억해!"라며 김신의 이름을 적었다.
이러한 모습은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도 나타난다.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등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소녀 미츠하가 서로 몸이 뒤바뀌는 상황에 처한다.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이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운명이 되지만, 시공간이 다른 상황 속에서 서로의 머릿 속에 점차 지워진다.
타키는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무엇을 찾기 위해 왔는지 기억이 흐릿해지고 "기억해 기억해!"라며 소리친다. 미츠하 또한 정신을 잃고 쓰러졌음에도 타키의 존재를 기억하려 하고, 결국 사랑의 힘으로 시간을 거슬러 서로를 온 몸으로 기억하게 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의 제목에 마침표를 찍은 것에 대해 물음표로 끝나는 의문문일 수도, '너의 이름은...잊어버렸다', '너의 이름은 알고 있다' 등 보는 관객에 따라 열린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상대방의 이름을 묻는 것이다. 이름을 묻는 것으로부터 관계가 출발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를 기억한다는 것, 시간을 역행하면서도 기억하려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그만큼 사랑한다는 것. 당신은 꼭 기억해야할 사람이 있나요.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tvN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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