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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KBO리그가 외국인선수제도 도입 20번째 시즌에 연봉 200만달러 시대를 맞이했다. 두산이 23일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21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KBO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을 받는다.
KBO는 1998년부터 외국인선수 제도를 시행했다. 초창기 연봉 상한선은 12만달러였다. 2000년부터 20만달러, 2004년부터 2013년까지 30만달러였다. 2014년부터 연봉 상한선이 폐지됐다. 폐지 3년만에 200만달러 몸값을 받는 외국인선수가 나왔다.
3년 전 외인 연봉 상한선 폐지는 시대의 흐름이었다. 2010년대 들어 타자들 수준이 점차 올라갔다. 타고투저가 심화됐다. 구단들 사이에선 2~30만달러 외인선수가 더 이상 KBO리그서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후 성적을 제법 냈던 몇몇 외국인투수들이 100만달러 내외의 연봉을 받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KBO로서도 심증은 가지만, 구단들을 뒷조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연봉 상한선을 폐지하면서 이젠 100만달러 내외의 외국인선수는 평범한 수준으로 분류된다. KBO리그 타자들 수준이 계속 올라가면서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외국인투수들이 성공하는 게 쉽지 않다. 심지어 구단들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는 기본이고, 아예 현역 메이저리거를 데려오기까지 한다. 그래야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일본 구단들,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경쟁까지 붙는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수준급 선수들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량은 일정하지 않다. 특급 외국인선수들, 특히 투수들의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괜히 중저가 선수를 영입했다가 막상 실패하면 퇴출하고 다른 선수를 알아보고 영입하는 비용과 시간이 더 아깝다는 계산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시즌 중 영입하는 선수로 대박을 치기는 쉽지 않다. 결국 비 시즌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특급 외국인투수 영입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FA 대어들의 몸값들도 계속 오른다. 이번 오프시즌에 최초 100억원 돌파 선수(KIA 최형우)가 나왔다. 고액 FA들의 성공사례가 점점 늘어난다. 그러나 FA 실패, 부작용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때문에 구단들이 성적을 내기 위해 FA보다는 외국인선수, 특히 특급 에이스 영입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FA는 보상선수 변수가 있다. 외국인선수들 몸값이 많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FA에 대한 리스크가 좀 더 크다"라고 했다. 현실적인 지적이다.
역대 외국인선수 연봉 톱5는 모두 투수다. 니퍼트에 이어 알렉시 오간도(한화), 제프 맨쉽(NC)이 180만달러, 헥터 노에시(KIA)가 170만달러를 받는다. 모두 올 시즌 연봉이다. 니퍼트가 지난 6년간 두산에서 롱런하면서 구단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필수조건을 특급 외국인투수 영입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KBO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20번째 시즌이다. 시대가 흘렀고, 200만달러 외국인선수 탄생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다만, 구단들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선수는 FA와는 달리 1년만에 몸값을 전부 지불해야 하는 점, 곧바로 구단들간의 희비가 엇갈린다는 특성이 있다.
게다가 일부 특급 외국인선수 에이전트들은 특급 외인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KBO리그 구단들의 특성을 간파, 다년계약 요구와 함께 더더욱 높은 몸값을 불러 흥정에 나선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과거 일부 외국인선수들이 다년계약을 맺었다는 소문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 구단들의 경쟁, 리그 수준의 향상으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도 구단들로선 해를 거듭할수록 외국인선수 영입작업이 버거워지는 분위기다.
올 시즌 니퍼트 외에 200만달러를 돌파하는 외국인선수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올 시즌 외국인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내년에는 200만달러대 외국인선수가 더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니퍼트의 210만달러가 특급 외국인선수들 영입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이 모든 건 구단들의 공식 발표 기준이다. 일찌감치 외국인선수 200만달러 시대가 열렸다는 지적도 있다. 계약 및 발표 과정은 특성상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 시장의 불투명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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