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함지훈 선수가 롤 모델이다."
삼성생명은 단독 2위다. 21일 신한은행에 패배, 6연승을 마쳤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임근배 감독이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농구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개개인의 분업으로 팀 농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개개인의 퍼포먼스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쉽지는 않다. 팀 밸런스를 깨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기력을 극대화하는 건 아주 섬세한 작업이다. 특히 중심을 잡아야 할 국내선수가 2~3번을 오가는 박하나와 4번 배혜윤이다. 중심을 잡는 국내선수가 있으면 다른 선수들이 팀 농구에 적응하기가 수월해진다.
아직 박하나와 배혜윤이 팀 중심을 잡는 수준에 완전히 도달하지는 못했다. 이들은 잠재력이 높지만, 기복이 있다. 그래도 팀 농구를 이해하면서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과정 자체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건 사실이다. 임근배 감독은 "둘 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했다.
배혜윤과 박하나는 최근 어시스트를 늘렸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찬스가 생기고, 좋은 패스가 많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터프샷을 던지는 확률은 줄어들고, 득점력은 높아진다. 최근 삼성생명이 좋은 경기를 하는 원동력이다. 특히 배혜윤은 19일 하나은행전서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개개인의 경기력이 떨어질 때가 찾아온다. 배혜윤은 올 시즌 3점슛을 장착, 공격 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3~4라운드에 주춤했다. 수비수들이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임 감독은 "상대 견제가 심했다. 그래도 기본적인 기량이 있으니 곧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다"라고 했다. 배혜윤도 "트랩 수비가 들어오면서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났다. 올스타브레이크 때 트랩이 들어오면 동료에게 패스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어시스트를 늘리면서 자신의 공격력도 회복했다.
배혜윤은 "함지훈(모비스) 선수가 롤 모델이다"라고 했다. 함지훈은 KBL서 4번치고 신장은 크지 않다. 그리고 느리다. 하지만, 유연한 풋워크와 패싱센스가 동 포지션 최강이다. 배혜윤은 "나는 아직 멀었다. 함지훈 선수는 패스를 정말 잘한다. 마치 수비수들이 속아주는 것 같다. 수비수들의 리듬을 빼앗아 득점을 올리는 것도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임 감독은 모비스 코치 시절 함지훈을 가르쳤다. 그는 "혜윤이도 지훈이처럼 해야 한다"라고 했다. 당장은 격차가 있지만, 그럴 역량이 충분히 있다는 게 임 감독 견해다. 그는 "자신의 공격을 하면서도 무리하지 않고 A패스의 질을 더욱 높여야 한다. 좀 더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라고 했다.
임 감독은 박하나에겐 조성원같은 역할을 원한다. 조성원은 현역 시절 승부처서 아주 강한 슈터였다. 속공전개과정에서 사실상 과감하게 3점슛을 시도한 최초의 선수였다. 그러면서도 탄력이 좋았다. 신장 대비 수비력도 수준급이었다. 임 감독은 "아주 공격적인 선수였다. 하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 패스를 줄 수 있을 때 주고, 슛을 던질 수 있을 때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밖에 임 감독은 고아라에겐 강혁같은 역할을 해내길 바란다. 강혁은 현역 시절 2대2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내실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속공전개와 마무리 능력, 정확한 미드레인지 슛을 겸비했다. 탄탄한 기본기가 뒷받침됐다.
그러나 고아라는 슛과 패스, 드리블 등 기본적인 기술을 실전서 사용할 때 정확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원인이다. 임 감독은 "연습할 때는 슛이 잘 들어간다. 그러나 실전서는 잘 들어가지 않는다. 마음의 문제다. 스스로 느껴보면서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좀 더 무르익어야 한다"라고 했다.
임 감독의 바람은 배혜윤→함지훈, 박하나→조성원, 고아라→강혁이다. 실제로 세 사람이 함지훈, 조성원, 강혁 수준의 퍼포먼스를 뽐내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성장통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임 감독은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 멀리 바라보겠다는 생각이다. 임 감독은 "실수도 하고 좋은 경기도 해보면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하나와 배혜윤(위), 박하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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