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솔로몬의 위증' 보면 각인될 수밖에 없는, 배우 백철민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JTBC 금토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을 본 시청자라면 첫 회부터 시선을 콕 사로잡는 인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정국고의 폭군, 최우혁 역의 백철민이다.

‘솔로몬의 위증’은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친구의 추락사에 얽힌 비밀과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선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이번 작품에서 최우혁 역을 맡은 백철민은 초반 극을 아우르는 위압적인 폭군의 모습부터 후반 거친 겉모습 안에 숨겨진 모성애를 자극하는 안쓰러움까지, 물 흐르듯 연기해내며 ‘배우 백철민’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많은 분들이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솔로몬의 위증’이 무겁고 심오한 드라마인데 초반 소리도 지르고,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하니 임팩트 있게 봐주신 듯 해요. (웃음)”

첫 회부터 극을 끌고나가다시피한 존재감에 대해 호평을 보내자 백철민은 자신의 캐릭터 때문인 것 같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거칠고 폭력적인 최우혁이라는 캐릭터는 연기하는 배우의 역량에 따라 1차원적으로 그려질 수도, 입체적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 인물이다. 감정의 결과 강도를 얼마만큼, 어느 정도로 연기하느냐를 두고 많은 고민과 계산이 필요한 캐릭터가 바로 최우혁이기도 하다. 철저히 계산된 연기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단순히 ‘화만 내는 캐릭터’로 치부되기 쉬운 인물이기 때문. 백철민은 최우혁을 연기하는데 이미지 트레이닝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살인자 캐릭터를 만난다고 했을 때 제가 살인을 해볼 수는 없으니까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려고 했고,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우혁이라는 애가 어떤 배경에서 살았고, 평상시 부모님과 이야기를 할 때는 어떻게 말할까 등등을요.”

최근 방송분에서는 범인으로 몰렸던 최우혁을 향한 오해가 풀리고 그가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하지만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원작의 팬들에게는 이는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는 일. 그럼에도 ‘솔로몬의 위증’은 탄탄한 전개와 세심한 연출,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력으로 이미 결말까지 알고 있는 팬들까지 극 속에 한껏 빠져들게 만들었다. 백철민 역시 자신이 출연하는 드라마지만 흥미롭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의도하신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다들 알고 계신 작품이니까. 뻔하게 보여주기 힘드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복선을 많이 만드신 것 같고요. 원작에서는 최우혁이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비중이 크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드라마에서는 더 큰 비중을 갖게 됐지만요. 제가 나오는 작품이지만 재미있고,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요.”

‘솔로몬의 위증’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이들이 전하는 주제가 학생들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을 안긴다는 것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자연히 배우로서도 많은 고민들이 뒤따랐을 것. 여기에 한 겨울에 진행된 촬영, 농도 짙은 감정신은 물론 영화 못지않은 액션신, 교내 재판이 주를 이루는 만큼 수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대규모 촬영신 등도 쉽지 않았을 터였다.

“‘솔로몬의 위증’을 하며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끊기도 많이 생겼고요. 촬영하며 의지가 약해질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료 배우들도 또래 친구들이라 같이 힘을 받은 것 같아요.”

백철민은 ‘솔로몬의 위증’ 후 KBS 드라마 ‘죽이는 학교’로 다시 안방극장 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죽이는 학교’는 백철민의 첫 지상파 주연 데뷔작. 이 작품에서 엑소 카이, 이예현, 김진경 등과 호흡을 맞춘다.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올해 목표요? 어떤 작품을 했던 사람이라고 기억되는, 생김새나 이런 걸 떠나 상기되는 작품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백철민.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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