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
25일 오전 수원kt위즈파크 구내식당에서 ‘kt 위즈 2017년 선수단 신년 결의식’이 열렸다. kt 유태열 사장, 김진욱 감독 등을 포함한 전 선수단이 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올 시즌부터 코치로 새롭게 출발하는 고영민 코치도 kt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고영민은 지난 1월 초 현역 은퇴를 전격 결정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무려 최근 8시즌 동안 하락세를 겪었던 그는 지난해 11월 30일 발표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15년 간 몸담았던 친정팀 두산과 이별했다. 이후 현역 연장 의지를 강하게 어필했지만 끝내 그에게 손을 내민 팀은 없었다.
방황하던 고영민에게 손을 내민 건 두산 시절 함께 했던 kt 김진욱 감독. 김 감독은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의 삶을 권유했다. 고영민은 고심 끝에 김 감독의 제안을 수락, kt 코치진에 합류했다. 고영민은 오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지도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다.
고영민 코치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다음은 고영민과의 일문일답.
-선수가 아닌 코치로 신년 결의식에 참석했다. 기분이 어떤가.
“선수 시절 다른 유니폼을 한 번 입어보고 싶었다. 이젠 코치로서 다른 유니폼을 입게 돼 마음가짐이 새롭다.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이다. 제2의 인생을 산다는 느낌도 든다.
-두산 유니폼이었다면 더욱 친숙했을텐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두산에서 나온 것이다. 그 땐 의지가 강해서 두산에서의 코치 제안도 거절했다. 그 와중에 김진욱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고, 서서히 현역 연장 의지가 작아지면서 이렇게 kt 코치가 됐다.”
-선수가 아닌 코치로 갑작스럽게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언젠가는 코치를 할 생각이었다. 현역에 대한 마음가짐은 이제 완전히 접었다. 선수로서 많이 못했던 플레이들, 내 머릿속에 있는 야구를 내가 아닌 어린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 사실 지금도 선수실로 먼저 갔다가 코치실로 가곤 한다. 아직 코치에 대한 적응이 덜 됐다(웃음).”
-김진욱 감독이 어떤 부분을 보고 코치직을 제안한 것 같은가.
“2군에 있을 때 동료들이 힘들고 좌절하면 ‘나도 2군에 4년 동안 있었다’면서 내 이야기를 많이 했다. 먼저 다가가는 부분을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두산 시절 이상하게 나랑 룸메이트하면 야구를 항상 잘하더라. 대표적인 사례가 박건우다. 예전에 (박)건우가 1, 2군을 오갈 때 ‘지금 좌절하면 손해다. 더욱 큰 선수가 될 수 있으니 2군에 있을 때 기량을 잘 쌓아라’라는 조언을 해줬다.”
-성남고 1년 후배 박경수와 같은 팀이 됐다.
“(박)경수의 실력은 높게 평가한다. 경수도 힘든 시기를 거친 뒤 이렇게 잘 돼 부럽다. 원래 잘하는 선수였고, kt에 와서 실력 발휘를 하게 됐다. 사실 경수랑 키스톤콤비도 해보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선수가 아닌 코치직을 제안하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아무래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 기억에 남는다. 이외에도 선수 때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초, 중, 고교 시절에는 모두 우승을 해봤는데 프로에서만 우승을 못했었다. 다행히 두산에서 우승을 한 번하고 야구를 그만두게 됐다.”
-끝으로 어떤 코치가 되고 싶은가.
“사실 코치에 대한 절차를 밟고 차근차근 가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분명 설레고 낯설고 어색할 것이다. 그래도 주루, 작전 쪽에서는 내가 하고자 했던 부분을 잘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경기 외적으로도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
[고영민.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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