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진경 "'낭만닥터', 공공의 선을 향한 도약이었다"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진경에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는 다시 생각을 정리하는 전환점이 됐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를 떠올리게 해주는 것은 물론 진짜 연기자로서 자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낭만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이 시대의 ‘낭만닥터’ 김사부와 그로 인해 성장하게 되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성장 낭만 메디컬드라마. 극중 진경은 돌담병원의 무적철인 간호부장 오명심 역을 연기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김사부(한석규)와 오명심(진경)의 첫만남 에필로그를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시청률 역시 ‘최고의 1분’으로 기록됐다. 진경은 “내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 얻으면 다 얻은 거라고 주변에서도 얘기하더라”며 웃었다.

“김사부도 김사부지만 오명심도 ‘리틀 김사부’ 같은 느낌이었어요. 직업윤리나 직업 정신에서 투철한 진짜들끼리의 만남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신이 마지막 신었다는 면에 있어서 작가님이 정말 이 드라마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게 뭐였는지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죠. 제가 나와서도 그렇지만(웃음) 의미 있는 마무리가 아니었나 해요. 그래서 되게 기분 좋더라고요.”

진경은 강은경 작가 필력에 감탄했다. 대사 자체가 워낙 명확해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파헤칠 필요가 없었다. “숨은 그림 찾을 필요 없이 대사가 명확해 그냥 대본대로 잘 하면 됐었다”고 밝힌 진경은 “이번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와 접근이 달랐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의 연기적인 욕심을 채우려고 한다기보다는 워낙 많은 배우들이 같이 나와서인지 앙상블이 중요했다”며 “때로는 한 템포 줄여주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주고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알아서 촬영 감독님이 찍어주셨기 때문에 거기서 내가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단 한순간도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냥 정말 서로 손잡고 같이 일궈가는 느낌이었어요. ‘나는 이렇게 할거야, 저렇게 할거야’ 연기의 기교적인 면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으?X 으?X 한발 한발 가자’ 느낌이었죠. 주연 배우들과 조연 배우들이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나왔어요. 연령을 초월해 비중 같은 것들이 너무나 중요한 역할이었잖아요. 어떤 면에선 그 분들이 주인공이었고 우리가 받쳐주는 입장이었어요.”

진경은 오명심을 ‘돌담병원의 나무처럼 버티고 있는 사람’, ‘공기 같은 존재’라고 정의했다. “전체의 일부가 된 느낌이었다”며 앙상블이 중요하고, 그래서 호흡이 더 잘 맞았던 ‘낭만닥터 김사부’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예를 들면 ‘피노키오’ 같은 경우 대사 하나 하나 파고들면서 연기적인 욕심을 갈증을 다 해소시켜줄 수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풍요롭게 만들까’ 고민했던 작품이죠. 그런데 이번 작품은 달랐어요.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공공의 선을 향한 도약들’이었다고 할까요? 전체의 일부로서 기여한 느낌이에요. 이게 또 다른 느낌이라 배우로서 좀 더 다른 체험이었고 겸손해졌어요.”

진경은 촬영을 이어갈수록 ‘아, 연기라는 게 나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같이 하는 협동 작업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촬영 초반에는 ‘다시 연극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서로 나눴다. 지금도 역시 “다시 연극 정신을 일깨워준 작품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낭만닥터 김사부’는 다른 드라마와 달랐다.

“매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아요. 매 에피소드마다 생각하게끔 만들어줬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싶은 것들이 많았어요. 매 순간 주인공들이 딜레마에 놓이게 하는 선택을 요하는 에피소드들이 정말 탁월했어요. 메르스 에피소드도 인상적이었어요. 실제로 이틀 동안 응급센터에서 갇혀서 찍었거든요. 격리돼서 계속 마스크 쓰고 했는데 고생한 만큼 메르스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아요. 또 모든 에피소드의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잘 했어요. 제가 연극을 많이 했는데 주로 다 아는 연극배우들이 와서 반가웠죠.”

[MD인터뷰②]에 계속..

[진경.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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