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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생각을 많이 하지 말라고 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 에이스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박혜진, 임영희)과 함께 국내선수가 실질적인 코트 리더 역할을 한다. 김단비는 많은 경험을 쌓았다. 쟁쟁했던 멤버들 속에 막내로 뛰며 신한은행의 통합 6연패를 이끌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수년간 활약했다.
김단비는 올 시즌에도 좋다. 25일까지 경기당 평균 15.6점(3위), 6.6리바운드(7위, 국내선수 1위), 3.8어시스트(3위), 2.0스틸(1위), 1.4블록(3위, 국내선수 1위)을 기록했다. WKBL이 산정하는 공헌도 683.30으로 3위다. 신기성 감독의 시즌 전 공언대로 MVP급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김단비의 최대장점은 WKBL 국내선수 탑클래스의 운동능력이다. 힘 있고 빠른 페넌트레이션과 속공 전개 및 피니시 능력이 아주 위력적이다. 힘을 바탕으로 리바운드가 돋보이고, 많은 경험이 쌓이며 스틸과 블록에도 두각을 드러낸다.
올 시즌에 특히 돋보이는 건 어시스트다. 수치상으로는 눈에 띄지 않지만, 경기당 3~4개의 어시스트를 꾸준히 하는 건 의미가 있다. 김단비는 그동안 동료를 100% 활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인트가드급 패스 센스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동료들을 더욱 살려주면서 농구를 더욱 쉽게 해야 한다는 조언을 수 없이 들었다. 돌파에 비해 여전히 외곽슛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은 신한은행의 명성 회복과도 연관이 있다. 신한은행은 과거와는 달리 가드진이 약화됐다. 곽주영, 김연주 등 토종 포워드들은 기복이 있다. 김단비가 승부처서 해결사뿐 아니라 가드 역할까지 일정 부분 소화해야 팀이 더욱 강해지는 게 사실이다.
김단비는 한국여자농구 최고 에이스 출신 정선민 코치에게 많은 조언을 듣는다. 그는 "정 코치님이 40분 내내 100의 힘으로 뛸 수 없다면 동료들을 활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집중력 있게 할 때는 하고, 템포를 죽일 때는 죽여야 한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물론 정 코치는 "내 경험을 얘기해줬다. 단비에게 너무 생각을 많이 하지 말라고 했다. 단비가 잘 하니까 생각도 많아 지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단비가 실제 정 코치급의 완급조절을 실전서 발휘하려면 숱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단순히 경험만으로 극복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많은 노력과 변화, 발전이 필요하다. 실제 그렇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선수들도 많지 않다. 김단비는 지금도 잘하지만, 더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하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김단비는 "동료를 살려야 나도 산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하는데 받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드라이브 인을 할 때도 처음부터 동료에게 주려고 마음을 먹고 하는 것과 내가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건 다르다. 패스를 하려고 고민하면 밸런스 자체가 나빠진다. 내가 처음부터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성공률이 높다"라고 했다.
경기흐름에 따라 자신이 마무리하거나 동료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실전을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가는 수밖에 없다. 김단비는 21일 삼성생명전 3쿼터에 우중간에서 돌파하다 유승희에게 절묘한 어시스트를 건넸다. 유승희는 깨끗한 3점포를 터트렸다. 김단비는 "승희가 3점슛을 넣으니 내가 넣었을 때보다 기뻤다"라고 했다. 그렇게 어시스트와 동료를 살리는 농구에 눈을 떠간다. 23일 KEB하나은행전서도 어시스트 3개를 보탰다.
김단비는 "아직 내 것 하기에도 바쁘다. 팀 사정상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아직 더 배워야 한다. 정 코치님, 전주원 코치님, 박정은 선배 등은 정말 대단하셨던 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가드 역할을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도 있다. (최)윤아 언니에게 많이 묻는다"라고 털어놨다.
김단비의 역량은 지금도 출중하다. 최근 상승세를 탄 신한은행을 충분히 잘 이끌고 있다. 다만, 그가 거론한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특급 에이스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 레벨업을 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김단비가 지금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세는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
김단비는 아직 만 27세의 젊은 에이스다.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스스로 스트레스도 받고, 노력하면서 실전서 팀 공헌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김단비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MVP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탑 클래스급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단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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