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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최근 한국드라마는 다양한 장르와 신선한 소재를 도입한 작품이 사랑 받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해외드라마에 대한 접근성까지 높아지며 드라마를 보는 눈높이가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여전히 빤한 소재와 진부한 설정이 불치병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한국드라마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크다. 그 중 대표적인 세 가지 설정을 마이데일리가 정리했다.
▲ "내가 네 아빠다"…출생의 비밀
'출생의 비밀'은 말 그대로 단골 소재다. 알고 보니 좋아하는 연인과 한 핏줄이라든가, 알고 보니 옆집 남자가 동생이라든가, 알고 보니 원수가 부모였다는 식이다. 대개 친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떠났든가, 생후 실수로 아기가 뒤바뀌었다든가 하는 게 원인이다.
갈등을 고조시키고 주인공을 역설적 상황에 몰아넣으려는 장치이긴 하지만, 워낙 한국드라마에 자주 출몰하다 보니 극의 반전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힘들다. 최근에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 시청자들이 미리 눈치채는 경우도 왕왕 있고, 밝혀지더라도 '막장 드라마'란 질타만 받는다. 아이가 뒤바뀌는 설정이 시대적으로도 뒤떨어져 공감을 사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 "제 이름이요?"…기억상실증
한국드라마 주인공들은 평소 메모하는 습관을 지녀야 할 것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라도 나면 기억상실증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기억상실증은 주인공을 180도 다른 삶에 놓이게 하기 위한 장치로 주로 활용된다. 주인공이 기억 못하는 진실을 알고 있는 이들끼리 암투가 벌어지는 것도 익숙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기억상실증 역시 한국드라마 안에서 숱하게 사용되다 보니 '식상하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인물들이 대개 단순히 기억만 못하는 게 아니라 덩달아 지능 수준까지 떨어진 것처럼 묘사되는 것도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 "날 이렇게 대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신데렐라 스토리
소위 '신데렐라 스토리'로 불리는 구도는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이다. 돈 많고 능력 좋은 주인공이 가난한 주인공을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구도로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랑에 빠진 이후의 흐름도 엇비슷하다. 능력 좋은 주인공은 비슷한 환경의 다른 이성이 구애하는 것에는 냉담하고, 가난한 주인공에 푹 빠져버린다. 도리어 가난한 주인공이 부담스러워하는 전개로 흘러가며, 어렵사리 연인이 되더라도 어김없이 부모의 반대가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크게 걱정할 건 없다. 부모의 반대도 결국 '출생의 비밀'이나 '기억상실증', 아니면 '불치병' 카드만 꺼내면 막바지에 이르러 대단원의 화합이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사진 =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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