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아산 최창환 기자] “내가 농구를 그만두기 전까진 4시즌 연속 꼴찌 할 때 기분은 잊을 수도 없고, 잊지도 않을 것이다. 그게 나를 위해 더 좋은 일이다.”
박혜진다운 경기력이었다. 아산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경기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박혜진은 27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39분 3초 동안 18득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우리은행은 존쿠엘 존스(21득점 20리바운드 2블록)의 더블 더블까지 더해 86-67로 승,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혜진은 올 시즌 역시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치며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5연패에 공헌했다. 박혜진은 25경기에서 평균 13.2득점 6리바운드 5.2어시스트 1.5스틸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더불어 평균 37분 12초는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출전시간이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외에 신입 외국선수 존쿠엘 존스, 벤치멤버 최은실 등의 활약 등도 꾸준하게 발휘됐다. 덕분에 우리은행은 2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패만 당했다. 덕분에 최소경기 우승도 달성할 수 있었다. 적수가 없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박혜진은 “위협할 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연승이 한 번 깨지면서 더 좋은 기록으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접전 끝에 55-58로 패한 바 있다. 현재까지 우리은행이 당한 유일한 패배다.
박혜진은 “첫 패를 당하기 전까진 시소경기에서 ‘누군가 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었다. 기본적인 부분을 등한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전에서 문제점이 모두 노출됐고, 그때 문제점을 인지한 게 다음 경기부터 도움이 됐다. 선수들 모두 내색은 안 했지만, 신한은행에 진 후가 제일 힘든 시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5연패를 노리는 강팀이 됐지만, 우리은행에게 항상 봄날만 있었던 건 아니다. 4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치는 등 한때 ‘동네북’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시기도 있었다.
박혜진은 4시즌 연속 최하위,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모두 경험해본 선수다. 박혜진은 “꼴찌 할 때 기분을 잊지 않았기 때문에 힘든 훈련도 이겨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성적도 좋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박혜진은 이어 “내가 농구를 그만두기 전까진 4시즌 연속 꼴찌 할 때 기분은 잊을 수도 없고, 잊지도 않을 것이다. 그게 나를 위해 더 좋은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은행이 여유 있게 앞선 4쿼터 중반, 위성우 감독이 박혜진에게 호통을 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위성우 감독은 “매 경기, 매 순간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경기 하다 보면 실책할 수도 있다. 외부에서는 박혜진에게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선수 스스로 ‘이러면 안 된다’라는 것을 각인시켜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박혜진 역시 “흐름상 안전하게 경기를 운영했어야 했다. 골밑에 있는 존스에게 패스를 했는데, 반칙 때문에 존스가 다칠 뻔한 상황이 됐다. 무리한 패스를 해서 혼났다. 생각 없이 패스를 해서 존스가 다쳤다면, 정말 큰일이었다. 내가 잘못한 부분이었다”라며 실수했던 상황을 돌아봤다.
[박혜진. 사진 = 아산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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