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아산 최창환 기자] 사연 없는 우승이 어디 있겠냐만, 아산 우리은행 주장 양지희에게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더 특별할 것 같다. 실제 양지희는 “대리 수상한 기분”이라며 남다른 소감을 남겼다.
우리은행은 27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86-67로 승, 잔여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양지희는 우리은행이 치른 25경기 가운데 5경기에 결장했다. 출전시간도 2007 겨울리그(당시 신세계, 평균 10분 38초) 이후 가장 적은 평균 23분 1초다. 무릎부상 탓에 시즌 초반 공백기를 가졌고, 이후에도 출전시간을 조절하며 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초반부터 압도적인 전력을 뽐내며 부담을 덜어줬지만, 양지희는 오히려 이게 독이 됐다고 한다. 양지희는 “재활할 때 부담이 없었고, ‘이 정도만 해도 팀이 이니까 나는 도와주기만 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 때문에 감독님께 더 혼났다”라고 말했다.
양지희는 이어 “그래서 감독님이 더 많은 운동량을 지시하셨다. 아직 안 되는 부분도 많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이었고, 대리 수상한 기분이다. 동료들에게 미안하면서 고맙기도 하다. 현재 몸 상태는 확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릎이 아픈 날도, 안 아픈 날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입 외국선수 존쿠엘 존스가 맹활약한 것도 우리은행에겐 큰 힘이 됐다.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선발된 존스는 뛰어난 골밑장악력, 탄력을 바탕으로 평균 24분 21초 동안 16득점 12.7리바운드 2.9블록을 기록 중이다.
“197cm의 신장으로 180cm 선수들을 상대하니 득점, 리바운드를 하는 게 수월할 것”이라고 운을 뗀 양지희는 “미국에서는 외곽 플레이를 많이 했다고 들었고, 실제로 시즌 초반에는 외곽에서 슛을 던지려는 습관이 있었다. 감독님이 이 부분을 고쳐주셨는데, 존스가 이 때문에 힘들어했던 적이 있다. 눈이 슬퍼보였다”라며 웃었다.
한때 ‘동네북’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우리은행은 어느덧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최강팀이 됐다. 2012-2013시즌부터 2016-2017시즌에 이르기까지 정규리그 승률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부분일 터.
양지희는 “감독님이 처음 오셨을 땐 선수들이 아바타처럼 움직였다면, 지금은 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감독님이 지시하지 않으셔도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아졌다. 첫 우승(2012-2013시즌)할 때와 비교해 나아진 부분”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양지희. 사진 = 아산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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